장연에서 쏜 SRBM 620㎞ 비행, 한반도 전역 사정권
최초 SLCM 주장 다 믿을 수 없지만 정밀타격 위협적
CSIS “한일 정상회담 기간 대규모 도발 가능성” 전망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41분과 오전 7시51분쯤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각각 발사한 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량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13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S)를 겨냥해 이틀 또는 사흘 간격으로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14일에 쏜 SRBM은 약 620㎞를 비행했다. 또 발사 지점인 장연은 수도권으로부터 북서쪽으로 150㎞ 떨어진 곳이다. 따라서 이번 SRBM이 만약 남쪽으로 발사됐다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제주도와 독도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12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최초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다. 다음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잠수함 ‘8.24 영웅함’이 동해 경포만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은 지난 9일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탐지가 어려운 SRBM인 ‘신형 전술유도무기’ 6발을 쐈다. 동해에 설정된 1500㎞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s~7575s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통신은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초 SLCM 발사 주장을 다 믿을 수 없다며 프로파간다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이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까지 전력화했다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사된 미사일은 사진상으로 명확하지 않으나 기존 육상에서 발사했던 ‘화살’ 계열의 순항미사일을 수중화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볼 때 별도의 수직발사관이 아니라 어뢰발사관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북한이 12일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1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3.3.13./사진=뉴스1

이어 “북한은 21인치급 어뢰발사관을 사용하므로 순항미사일의 직경은 533㎜ 급임을 알 수 있다. 결국 SLCM은 600㎜ 초대형 방사포보다 작은 직경으로 이에 장착할 만큼 초소형-초경량화를 이룬 핵탄두를 북한은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양 연구위원은 “북한은 잠수함부대의 지상공격작전태세를 검열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도한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최소 71척에서 최대 83척까지 보유한 것으로 평가돼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북한은 연어급 이상의 잠수정이면 대함 미사일을 수중 발사할 수 있고, 로미오급 이상 잠수함에서 SLCM을 발사할 수 있으므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북한 보도의 진위 여부와 관련해 문제는 소형 핵탄두를 탑재했는지 여부이며, 또한 북한의 주력 잠수함인 로미오급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화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 연구소장은 “북한이 SLBM에 이어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까지 갖췄다는 것은 대량파괴와 정밀타격이라는 투트랙을 갖췄다는 것이고, 우리를 직접 겨냥한 것이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훈련과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내고 “적의 행동을 건건사사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전쟁억제력을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을 결정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는 23일까지 한미연합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가면서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미훈련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대규모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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