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부재·스트레스 테스트 완화 등 거론돼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사실상의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금융당국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연합뉴스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정책입안자들이 이번 사태를 방지할 수 없었나 돌아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니얼 터룰로 하버드법대 교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를 지낸 인사로, "자금 조달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은행과 급속하게 성장한 은행을 면밀히 살펴보지 않은 관리당국의 실패이기도 하다"고 설파했다.

   
▲ 실리콘밸리 은행 /사진=연합뉴스 제공

에런 클라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예금의 비중 및 대출 시도 등의 시그널을 포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VB가 지난해말 연준 재할인창구에서 거액의 자금을 빌렸음에도 개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시그니처은행 등 2개 기관의 붕괴와 관련한 규제당국의 역할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앞서 연준은 오는 5월1일까지 SVB의 감독·규제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캘리포니아주도 자체 조사에 돌입했다. SVB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인가를 받았다.

은행 재정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도입됐으나, 2018년 대상 은행의 자산 규모 기준을 5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로 완화한 것도 비판 받고 있다. SVB의 자산 규모는 2017년말 기준 512억 달러에서 지난해 2200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SVB에 최고리스크대응책임자(CRO)가 부재하다는 점도 보도한 바 있으며, 지역 은행 감시 기관인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경고에도 SVB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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