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국민연금 압박 영향…KT,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KT 정기 주주총회가 다가오는 가운데 차기 대표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T 내부에서는 진의 여부를 파악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이같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사회는 윤 사장의 내정을 전원 합의로 확정한 데 이어 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 윤경림 KT 사장/사진=KT 제공
당시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후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면서 "디지털 전환(DX) 사업 가속화 및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ISS·글래스루이스·한국ESG연구소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도 윤 사장에게 힘을 실었고, 소액주주들도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찬성 여론 형성에 나섰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KT 최대주주로 있는 국민연금도 반대 의사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도 유사한 의견을 드러냈고, 검찰도 구현모 대표와 윤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아직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에서는 이번 사의 표명으로 경영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KT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 및 목적 사업 추가를 비롯한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상정할 예정으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안에서 제외할 경우 이를 공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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