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 Inc 이어 대창기업 법정관리 신청…재무구조 부실 건설사 부도 공포 확산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분양 시장 침체로 신규 부동산 사업이 감소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과 대상 사업 수가 줄어들고 있다. 건설사 신용보강 유동화증권의 발행 비중은 낮아지고 있지만, 착공전 단계 PF 비중이 높아 부실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 분양 시장 침체로 신규 부동산 사업이 감소하면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이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PF 유동화증권의 발행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 PF 유동화증권의 발행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45조 원까지 증가했다가 올해 3월 39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수급 여건이 악화한 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사의 신용보강에 의한 PF 유동화증권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확산돼 발행시장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실제로 건설사 신용보강의 경우 2019년부터 전체 발행 잔액의 약 33%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3월 말에는 30.1%로 감소했다.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정부는 시장안정화 대책, PF 유동화증권 지원 및 추가 시장안정화 대책 등을 통한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 재개, 회사채 및 CP 매입프로그램의 매입대상 확대 등으로 유동성을 지원했다. 

올해 들어서 채권시장은 안정되기 시작했으며, 유동화증권 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롯데건설·태영건설 등 유동성 위험이 우려됐던 건설사에 대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증권사들의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사 신용보강 유동화증권의 만기 구조는 장기화됐다. 일부 건설사들이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해 실질적 유동화기간을 1년 이상으로 연장하면서 1~2개월 이내의 단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의 비중이 줄어들고 건설사의 유동화위험이 다소 완화됐다.

다만 건설사 신용보강 유동화증권 가운데 착공전 단계인 브릿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3월 말 기준 건설사 신용보강 PF 유동화 중 착공전 단계의 비중은 74%에 달한다. 

지역별로 서울의 착공전 단계 PF 유동화증권 발행 잔액은 5조 1000억 원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경기 3조 6000억 원 △부산 1조 2000억 원 △대전 1조 1000억 원 순이다.

주진형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분양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지방을 중심으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브릿지론의 비중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들이 등장하면서 건설업계가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시공능력평가 133위의 HN Inc가 자금난으로 법인회생을 신청한 데 이어 109위의 대창기업은 지난 7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브릿지론에 대한 익스포져가 늘어났지만, 급격히 찾아온 유동성 위기로 본 PF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까지 오르면서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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