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분양물량 1464실…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
매매가격 낙폭 확대…고금리로 체감 임대수익률↓
전문가 "선별적 투자 접근 필요…DSR 개편 기대"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아파트 대체재로 급부상하며 ‘광풍’을 일으켰던 오피스텔 시장이 잠잠해지고 있다. 분양·매매시장 모두 최근 10년새 가장 위축된 모양새다. 여전히 높은 금리로 인해 수익성 또한 크지 않은 가운데 오는 24일 예정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 개선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464실로 전년 동기(7282실) 대비 80% 감소했다. 최근 10년간 1분기 평균 분양실적인 1만2723실 대비 11.5%로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피면 수도권이 779실, 지방이 685실로 각각 전년 동기(수도권 3942실, 지방 3340실) 대비 80.2%, 79.4% 줄었다. 지역별 1분기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세 자릿수대로 떨어진 건 최근 10년 중 올해가 처음이다.

매매가격도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19% 하락해 전 분기(-0.82%) 대비 내림세가 커졌다. 지난해 3분기(-0.24%) 이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해 4분기 –0.59%에서 올해 1분기 –0.81%로 낙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0.01%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0.77%에서 –1.2%, 지방은 –1.03%에서 –1.24%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지난 집값 상승기 당시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와 공급 부족 상황이 맞물려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은 지난해 금리 인상 및 오피스텔 DSR 적용 등으로 인해 투자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중심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투자 상품과 주거 대체재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분양 실적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고금리 유지와 부동산 경기 위축 속 주택 규제 완화에 따른 상대적 이점 저하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이동 등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대체재로서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매력도 반감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56%로 직전 분기(4.54%) 대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매매가격 하락 영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 책임연구원은 “수익률 산정 시 투자금액인 매매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진 영향”이라며 “오피스텔은 지역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크고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체감 수익률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대출 금리가 4~5%대임을 감안하면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 보장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백 책임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은 결국 임대수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현재 대출 금리를 감안하면 그 이상 임대수익률이 보장돼야 임대용 투자가치가 있다”며 “배후 수요가 풍부한 업무밀집지역 또는 환금성이 높고 유동인구가 몰리는 역세권 입지, 소형면적대 등 규모에 따라 선별적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매매가격 하락을 비롯해 오는 24일 DSR 산정 방식 개편에 따라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는 점은 호재다.

백 책임연구원은 “매매가격이 하향조정 중이고 DSR 산정 방식 개편에 따라 대출 한도가 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조달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라며 “올해 1분기 급감한 분양실적과 2019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입주물량은 중장기적으로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낮춰 오피스텔 투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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