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2차 발주 규모, 총 40척…조선 빅3 수주 가능성↑
대규모 발주에 LNG선 신선조가 더 오를 듯
신선조가, 실적개선 주효역할…'수익성' 청신호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카타르에너지가 추가로 LNG선 발주를 넣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최근 수주호황이 이어지는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지난 2020년 추진됐던 1단계 프로젝트에 비해 선박가격이 크게 올랐다. 나아가 카타르에너지의 대규모 선박 발주가 글로벌 선박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주 물량이 저가수주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박이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제공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 오일메이저로 꼽히는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가 2단계 LNG선 발주를 위한 준비작업을 마치고 조만간 입찰제안서를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발주금액은 9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타르에너지는 26만3000~26만5000㎥급 'Q-Max' 선박에 대한 발주도 검토했다. 글로벌 조선소들이 충분한 일감을 채운 상황에서 일반적인 선형보다 큰 'Q-Max' 선박을 건조할 도크가 없어 40척 모두 17만4000㎥급으로 발주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주되는 선박들의 가격도 1단계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발주된 1단계 선박의 경우 척당 가격이 2억 달러를 밑돌았던 반면 현재 시장가격은 2억6000만 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선의 최근 시장가격은 2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더 올랐다. 2020년 말 1억8600만 달러 수준이었던 LNG선 신조선가는 2021년 말 2억1000만 달러, 지난해 말에는 2억480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2단계 LNG선의 척당 선가는 2억6000만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높은 가격의 선박이 대량 발주되면서 글로벌 선박가격의 추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단계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2단계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대부분의 물량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수주를 위해 16척의 선표를 비워두고 있다. 대우조선 12척, 현대중공업도 10척의 선표를 비워둔 상태다. 지난 2020년 1단계 프로젝트 당시 대우조선 19척, 삼성중공업 18척, 현대중공업은 17척의 LNG선을 수주한 바 있다.

신조선가의 상승은 조선업계의 수익률이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 2월 미츠이OSK가 대우조선에 발주한 LNG운반선 가격은 3145억 원이었으나, 이달 발주할 때의 금액이 250억 원가량 상승한 바 있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HD현대가 건조한 LNG운반선,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인 축발전기와 공기윤활시스템이 적용된 LNG운반선, 지난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카타르에 인도한 초대형LNG운반선. /사진=각 사 제공


핵심 쟁점은 가격이다. 카타르에너지가 처음 약 100척의 슬롯 계약(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는 장소인 독(dock)을 미리 확보해 두는 사전 계약)을 맺었던 2020년 당시 선가는 2억 달러(약 2660억 원) 미만이었다. 2년 후 1차 물량의 평균 가격은 척당 2억1500만 달러(약 2860억 원)로 올랐다. 대우조선해양 19척, 삼성중공업 18척, HD한국조선해양 17척을 수주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하는 반면,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LNG선 제조사는 한정적이다. 이에 신선조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신조선가지수는 167.32포인트로 전월 대비 9.5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LNG선은 다른 선박과 4배가 넘는 가격 차이를 보인다. 지난 3월 17만4000㎥급 LNG 운반선 가격은 2억5400만 달러(약 338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번 카타르발 신규발주로 수주물량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발주된 LNG선의 92%를 따냈다. 평균 3~4년 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6억 원을 기록해 22개 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628억 원의 손실을 냈다. 비록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으나 규모는 4100억 원 상당 줄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775억 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585억 원으로 집계된다.

이번실적이 지난 2020년의 수주물량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꾸준히 수주호황이 이어진 국내 조선사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타르에너지 외에도 모잠비크 프로젝트가 남아 있어 LNG선 발주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며 "전쟁과 같은 대내외 이슈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LNG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