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권고 사퇴형식으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최종 결정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권고 사퇴형식으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최종 결정했다. 

사상 초유로 원내대표를 사퇴시키기 위해 열린 의총을 앞두고 발언을 신청한 의원이 30여명에 이르는 등 격론도 예상됐으나 막상 의원 대부분이 사퇴 불가피쪽으로 입장을 신속히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를 전후로 회의장을 찾은 의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하는 등 다소 긴장된 분위기로 입장했다. 

친박(친박근혜)계 김태호 의원은 먹구름이 지나가면 맑은 하늘이 보일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회의장에 입장했다. 뒤이어 입장한 이인제 의원은 관련 발언을 삼갔다. 

유 원내대표 대신 회의를 주재하게 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의 뜻이 분명하고 명확하게 정확하게 확인되도록 (의총을)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이런 상황과 사태를 만들어 놓고도 사퇴할 이유를 모르겠다 하는 것 자체가 사퇴 이유"라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표결로 가는 것은 당내 갈등을 확대시키고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며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박(비박근혜)계 정두언 의원은 원내대표 사퇴 결의가 코미디와도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청 대화촉구결의안을 내야 한다며 이날 의총 소집 자체를 비난했다. 

의총은 이날 오전 915분쯤 시작돼 당 소속 의원 160명중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무성 당 대표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갈등과 혼란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방안으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권고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도 신임투표로 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모두 큰 상처를 입는다며 표결 실시에는 반대했다. 

김 대표의 발언 이후 진행된 회의는 표결 실시여부가 쟁점이 된 가운데 잠깐 고성이 오갔으나 30여명의 의원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발언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 없이 합의하자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표결에 찬성한 정두언, 김용태 의원 등 일부 비박계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될 당시 마라톤 회의로 예상됐던 의총은 시작 후 3시간30여분이 지난 오후 1250분쯤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막을 내렸다. 

회의 종료 직후 김 대표는 의총에서 이유 막론하고 현 상태에서는 유 원내대표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세였다고 밝힌 뒤 사퇴 권고를 추인한 의총 결과를 유 원내대표에게 전했다. 

논의의 당사자로서 의총에 참석하지 않고 자신의 의원 사무실에 머물렀던 유 원내대표는 의총 종료 30여분 만인 오후 125분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으로 심경을 밝힌 뒤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