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15개 단지 중 5곳, 건설사 시공 책임 가능성 커
이수 "답변할 사람 없어"…에이스·남양 "담당자 연결 어려운 상태"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아파트 철근 누락 파문이 확산 중인 가운데 이수건설·남양건설·에이스건설 등 일부 건설사가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해당 건설사들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 LH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아파트 15곳 중 시공으로 분류된 단지 및 시공사./자료=LH


3일 미디어펜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부문건 '긴급안전점검 결과 미흡현황'을 입수해 살펴보니, LH 단지 15곳 중 5곳에서 '배근도 이해 및 도면검토 부족'이 철근 누락의 원인으로 기재됐다. 건설사가 설계도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 철근이 빠졌다는 뜻이다. 건설사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LH는 문건에서 5개 단지를 '시공'으로 분류했다. △음성금석LH2단지(음성금석 A2·이수건설) △월송행복주택(공주월송 A4·남양건설) △양산사송 A-2 신혼희망타운(양산사송 A-2·에이스건설) △별내퍼스트포레(남양주별내 A25·SM삼환기업) △아산탕정LH14단지(아산탕정2 A-14·)양우종합건설)다.

음성금석LH2단지의 경우 전체 123개 무량판 기둥 중 약 82%인 101개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별내퍼스트포레는 302개 중 126개가 누락됐다. 월송행복주택과 아산탕정LH14단지는 각각 345개와 362개 무량판 기둥을 전수조사 중이다. 이들 단지는 입주가 완료됐다. 입주일이 내년 2월인 양산사송 A-2 신혼희망타운은 650개 기둥 중 7개에서 철근이 빠졌다. 

5개 아파트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어렵게 입주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에도 돈이 없어서 살아야 하는 현실이 무섭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임에도 상당수 시공사는 묵묵부답이다. 미디어펜이 지난 2일부터 이틀간 5개 건설사에 철근 누락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방안에 대해 물었으나 3곳은 답변을 거부하거나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는 이유를 내밀었다. 이수건설·남양건설·에이스건설 등이다.   

   
▲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사진=서동영 기자


이수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언론에 알려줄 내용이 없다. 답변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언제쯤 이수건설 입장이 정리될 수 있는지 재차 물었지만 "이만 전화를 끊겠다"는 말과 함께 통화가 중단됐다.  

남양건설 관계자는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이 회사에 없다. 담당자는 현장 파견 중이다. 임원들은 LH와의 회의에 참석 중이다. 내일 전화를 해달라"고 말했다. 에이스건설 역시 "담당자가 현장에 있어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우종합건설과 SM삼환기업 등 2개 건설사는 입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우종합건설 관계자는 "인천 검단 A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후 샘플로 10개 기둥을 조사한 결과 그 중 1곳에 철근이 없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LH 전수조사 결과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다면 철저히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 

SM삼환기업 관계자는 철근 누락에 대해 "발주처인 LH에서 승인받은 대로 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보완을 통해 입주민 불안을 해소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LH는 나머지 10개 단지에 대해 '설계'로 구분했다. 철근 누락 원인이 건설사가 아닌 설계도면 때문이라는 뜻이다. 건설사 책임보다는 '구조계산 미반영(누락)', '도면표현 미흡(누락)' 등이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사의 시공이 아니라 설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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