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우발채무 규모 1조4915억3994만원
위험성 큰 연대보증, 자금보충 모두 감소세
[미디어펜=성동규 기자]HL디앤아이한라의 비상 경영체제가 실효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들어 급증했던 위험성이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대폭 감소했다. 아직 우발채무 대비 보유 현금이 부족하기는 하나 유동성이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제공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HL디앤아이한라의 부동산 PF 관련 연대보증, 자금보충, 책임준공(조건부 채무인수) 규모는 총 1조4915억3994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7%(3560억5580만원) 감소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책임준공 관련이 1조3328억7760만원, 자금보충 1193억원, 연대보증 236억5734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책임준공 관련은 18.57%(3039억5880만원) 줄어들었다. 

자금보충과 연대보증 역시 34.31%(623억원), 18.87%(55억200만원)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없었던 항목인 이자지급보증이 올해 상반기 157억5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금보충의 경우 신용보강의 변형된 형태로 유동화 회사와 약정을 체결하는데 착공 전 단계인 토지매입, 인허가 때부터 의무가 발생한다. 직접 신용보강 방식인 연대보증은 시공사가 시행사의 채무에 대해 연대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

이런 탓에 자금보충과 연대보증은 유사시 건설사의 재무부담으로 직접 이어질 수 있어 위험도가 특히 높은 우발채무로 분류된다. 예정된 공기 내 준공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책임준공은 일반적으로 우발채무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책임준공은 분양실적 등에 따라 공사대금 수령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HL디앤아이한라가 1년 사이 분양한 5개 단지 중 3개 단지가 순위 내 마감한 데다 대거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던 인천 '작전 한라비발디' 단지가 최근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등 분양실적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재고자산 중 완성주택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6억3317만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1억6352만원으로 89.99%(14억6965만원)나 감소했다.

실질적으로 부실 위험성이 있는 우발채무는 1429억5734만원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 HL디앤아이한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571억4647만원인 점을 고려할 때 재무 완충력은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모양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보다 83%(259억1813만원) 늘어나고 우발채무는 줄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조만간 충분한 재무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면서 수익성 높은 사업만 보수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렇다 보니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좋은 분양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부터 분양 대금이 유입되면서 실적개선은 물론이고 우발채무도 줄어들 것"이라며 "더욱이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지에서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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