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4세' 허윤홍, 임병용 대신 신임 CEO 선임
직접 전면 나서 책임경영 강화·임원진 세대교체
신사업 부문 성장 경험 바탕으로 위기 극복 도모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오너 4세’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다. 위기에 놓인 GS건설을 구원할 적임자로 허 사장이 낙점된 가운데 젊은 리더십과 신사업 강화를 통해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사진=GS건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0일 허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허 사장의 CEO 선임은 지난주 초였던 16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GS건설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해 부인했으나 결국 주말을 앞둔 20일 오전 최종 결정되면서 오후에 공식적으로 자료가 배포됐다.

지난 10년간 GS건설을 이끌며 ‘건설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보유했던 임병용 부회장은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단 부회장 및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당분간 허 사장을 도와 일종의 고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979년생인 허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GS그룹 오너 일가 4세다. 2002년 GS칼텍스 사원으로 입사 후 2005년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첫 발을 뗐다.

이후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을 거쳐 2020년 신사업부문대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부터는 미래혁신대표를 역임하며 GS건설 신사업 부문을 이끌어왔다.

허 사장이 본격적으로 CEO에 선임된 데에는 GS그룹 오너 일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흔들리는 회사를 바로잡기 위한 GS그룹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허윤홍호’ 출범으로 GS건설은 젊은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13일 예년보다 한 달 앞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핵심은 ‘쇄신’과 ‘세대교체’였다. 조직개편을 통해 GS건설은 전년 대비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20여명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들을 교체했다. 40대 임원의 내부 승진 및 외부 영입을 통해 젊은 임원으로 세대 교체 기틀을 조성했다는 게 GS건설 측 설명이다.

이러한 세대교체 기틀 조성의 방점을 찍는 인사가 허 사장의 CEO 선임이라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40대인 허 사장과 젊은 임원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허 사장은 향후 성과주의 인사를 통한 사업본부별 자율경영체제를 본격화하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하는 등 조직문화 혁신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간 허 사장이 성공적으로 꾸려온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 사장은 지난 2019년부터 신사업 부문을 맡아 해외시장 개발 및 수처리·모듈러 사업 등 미래 전략사업 발굴·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2차전지 재활용 및 스마트 양식 사업을 비롯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써왔다. 그 결과 지난해 신사업 부문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며 성과를 가시화한 바 있다.

허 사장이 신사업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점을 비롯해 최근 사태를 통해 주택 부문에서 리스크도 감지된 만큼 앞으로 GS건설 포트폴리오에서 신사업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간 임 부회장 그늘에 가려져 있던 허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이 강화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건설사 CEO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중대재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건설사 CEO를 자진해서 선임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오너 일가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