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은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초중고 아이들은 대한민국 헌법정신 아래 국민들이 낸 세금을 가지고 ‘보통교육’으로서 역사를 배우는 것”이라며 민중사학자들을 겨냥해 “자기들의 역사관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입시키고 그 정신을 지배하고자 하는 야망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9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역사학계에서 반대하는 분들이 ‘역사 교육의 다양성을 죽이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고 못박았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화냐 또 검정제냐 이것은 하나의 수단이고 방법 (을 논하는 것) 에 불과하다”며 “어떻게하면 초중고교 아이들에게 좋은 역사교육을 시킬 수 있느냐가 본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에 대한 학문의 자유가 넘치는 곳은 대학”이라며 “초중고 교실은 역사라는 학문의 자유가 숨쉬는 공간이 아니다”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과 민족의 자랑스런 역사를 ‘기본소양’으로서 가르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저는 역사학자들이 지금 동의하기 어려운 민중사관에 기초해 대학에서 학문으로서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은 좋다”면서도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지 않는 이상 허용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어 “허나 초중고 아이들은 대한민국 헌법정신 아래 국민들이 낸 세금을 가지고 ‘보통교육’으로서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라며 “자기들의 역사관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입시키고 그 정신을 지배하고자 하는 야망은 도대체 무엇인가. 용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근·현대사가 역사교육 비중의 절반을 차지함에도 “아직 식지도 않은 여러 뜨거운 대목이 넘친다”며 “이 대목을 가지고 이렇게 편향된 역사관에서 쓰여진 내용을 기어이 교육시키겠다고 하는 그 저의를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역사학계의 국정화 집단 반대 운동에 대해서도 “학자라고 하면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의 고유한 세계관에 기초해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떼를 지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학자로서 양심을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전의 일환으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강남에 방문, 학부모들에게 ‘단일 국정교과서가 나오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데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상식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뒤 “야당도 역사교과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정쟁으로 가는 일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한편 당내 ‘노동 전문가’인 이 최고위원은 올해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 교수의 저서 ‘위대한 탈출’의 ‘불평등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경제성장은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요지를 언급하며 “디턴 교수의 이론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는 이 불평등을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에너지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과 규범, 재정의 힘만 가지고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은 허구”라며 최근 야당에서 제시한 청년일자리 70만 정책에 대해 “그 핵심이 불행하게도 법의 힘과 재정의 힘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분야에서 30여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재정의 힘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며 “중견대기업 300명이상 기업의 청년고용을 의무적으로 할당하겠다는 것은 법 규범의 강제력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러지 말고 오히려 이 불평등을 경제성장의 에너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번 노사정위에서 대타협을 한 그 포괄적인 합의 정신이 바로 그것”이며 “우리 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법안의 목표가 경제성장을 촉진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