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승부차기까지 가며 진땀을 흘린 끝에 타지키스탄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축구대표팀은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지키스탄과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8강전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5-3 승리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정현웅(FC서울 U18)이 선제골을 넣고, 김지성(수원삼성 U18)이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으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한국은 오는 17일 밤 11시 오카즈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8강전에서 일본을 역시 승부차기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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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타지키스탄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이겨 U-17 아시안컵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
또 다른 준결승전 대진은 우즈베키스탄-북한의 맞대결로 결정났다. 북한은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6-0으로 대파했고, 우즈베키스탄은 UAE(아랍에미리트)를 3-1로 물리쳤다. 북한에 대패한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1-0으로 꺾었던 팀이다.
한국은 C조 2위로 8강에 진출함으로써 이번 대회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U-17 월드컵(11월 카타르 개최) 본선 진출권을 이미 확보했다. 어렵게나마 4강에 올라 최종 목표인 우승 가능성을 이어갔다.
백기태 감독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박서준(대전하나시티즌 U18)이 최전방에서 상대 골문을 노렸고, 김지혁(성남FC U18)과 김은성(대동세무고)이 양 측면에 포진했다. 중원은 김예건(전북현대 U18)-박병찬(대전하나시티즌 U18)-진건영(안산FC U18)으로 구축했다. 수비진은 김도연(대전하나시티즌 U18)-구현빈(인천유나이티드 U18)-정희섭(전북현대 U18)-임예찬(인천유나이티드 U18)으 형성했으며, 골문은 박도훈(대구FCU18)이 지켰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한국이 공격적으로 나서 타지키스탄을 위협했다. 전반 2분 왼쪽 측면으로 돌아 뛴 김예건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가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자 박병찬이 문전에서 슛을 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타지키스탄이 수비를 단단히 하며 틈을 주지 않자 한국은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등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전반 20분 김예건의 왼발 중거리 슛은 골대 위로 떴고, 2분 뒤 박병찬의 오른발 중거리 슛은 골키퍼 손에 맞은 뒤 크로스바를 강타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막판 코너킥에서 나온 정희섭의 헤더마저 불발에 그치며 전반은 득점 없이 끝났다. 한국은 후반전 들면서 김지혁 대신 정현웅이 투입돼 왼쪽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계속 0의 균형이 이어지자 백기태 감독은 다시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21분 박병찬 대신 김지성, 박서준 대신 장우식(부천FC U18)를 투입했다. 장우식이 오른쪽 측면을 맡으면서 김은성은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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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제골을 넣고 포효하는 정현웅. /사진=대한축구협회 |
교체 카드가 들어맞았다. 후반 22분 김지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반대편에 있던 정현웅이 상대 수비 뒤에 있다가 어느새 파고 들어 골로 마무리하며 한국에 리드를 안겼다. 교체로 들어간 정현웅과 김지성이 선제골을 합작해냈다.
한국에 또 한 번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후반 28분 코너킥 후 이어진 상황에서 임예찬의 골이 나왔지만 VAR(비디오 판독) 결과 앞서 김지성의 핸드볼 반칙이 확인돼 득점은 취소됐다.
추가골을 넣지 못한 한국이 후반 38분 타지키스탄에 일격을 당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딜조다가 슛했지만 빗맞았다. 이 볼이 문전에 있던 나즈리예프에게 흘러가자 나즈리예프가 동점골을 집어넣었다.
동점을 허용한 한국이 팀을 재정비할 틈도 없이 불과 2분 뒤인 전반 40분 역전골까지 얻어맞았다. 압박으로 한국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타지키스탄이 곧바로 역습했다. 나즈리예프가 내준 패스를 이브라힘조다가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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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막판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은 김지성(오른쪽)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1-2로 뒤져 한국의 패색이 짙어진 가운데 7분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도 끝나갈 무렵, 한국이 천금같은 페널티킥 찬스를 얻었다. 한국의 크로스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멜릭무로도프가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VAR을 거쳐 페널팈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김지성이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스코어 2-2가 되면서 후반전이 끝났다.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로 4강 진출 운명을 결정짓게 됐다. 선축에 나선 한국은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타지키스탄 두번째 키커 라힘조다의 슛을 골키퍼 박도훈이 선방했다. 한국의 마지막 5번째 키커 구현빈의 슛이 골문 안으로 향하면서 한국의 승부차기 5-3 승리가 확정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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