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10.28재‧보궐선거 참패를 두고 지도부가 이틀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자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제서야 당 지도부는 “면목이 없다”,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진화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의 10.28 재‧보궐선거 참패를 두고 지도부가 이틀간 침묵을 하는 등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자 비주류가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제서야 당 지도부는 뒤늦게 “면목이 없다”,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하면서 2014년 7.30, 2015년 4.29재보선에 이어 3연패를 했다. 문 대표로서도 대표로 취임한 이후 두 번째 패배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되지 않아 주목도는 비교적 떨어졌으나 약 6개월 남은 20대 총선을 앞둔 마지막 선거였다는 점, 그리고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에서조차 새누리당에게 전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는 해석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주장하며 민생을 강조하던 당 지도부가 정작 '민생의 파수꾼'인 단체장과 지역의원을 뽑는 이번 재보선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는 선거당일인 28일과 다음날인 29일의 행보를 보면 분명해진다.

선거당일인 지난 28일 문재인 대표는 오전 포럼행사 참석을 위해 최고위원회의 불참을 시작으로 국정교과서 반대 국민 서명운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재보선 관련된 발언은 문 대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한 주승용 최고위원이 “오늘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니 유권자의 참여를 바란다”는 내용의 발언이 전부였다.

선거결과 발표 후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도 “저조한 투표율 속에도 선거운동에 최선을 다한 우리당 후보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지지해주신 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민심을 헤아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형식적인 내용만이 담겼다.

선거 다음날인 29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지도부는 선거결과와 관련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 자리에는 교육부 TF를 중심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이 대신했다.

같은날 오후 문재인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와의 만남에서 “어제 (재보선) 결과는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 우리 정치가 국민들게 희망을 드리지 못해 투표율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다. 더 분발하겠다”는 발언이 전부였다.

심지어 문 대표는 “국정화 문제는 이것(재보선)과 별개다”라고 선을 그으며 언급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10.28 재보선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자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비주류들이 다시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9일 “수도권 강세지역에서도 모조리 패배했다”라며 “아무리 지방선거라도 중앙당에서 체계적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안 하면 대표는 왜 필요한가”라며 압박을 넣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같은 날 재보선에서 당이 참패한 것을 두고 “당이 아직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우리당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이 더 깊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민석 의원도 30일 PBC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표가 스스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며 “억지로 끌어내려서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로 싸우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조경태 의원, 박지원 전 원내대표./사진=미디어펜

반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처음으로 ‘사퇴론’을 직접 제기했다.

조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의 개인정당이 아니다”라며 “재보선 참패를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고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 대표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치를 20년 했는데 이렇게 책임지지 않는 대표는 처음 봤다”며 “우리 당 의원들이 떨쳐 일어나 당을 살리는 모습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정화 교과서 반대 투쟁을 위해 가라앉은 것으로 보였던 당내 갈등이 재점화될 기미를 보이자 당 지도부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더 혁신하고 단합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문 대표는 “국민을 투표장으로 이끌 만큼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며 “우리 당을 더 혁신하고 더 단합해서 믿고 이기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로서 면목이 없다. 선거 규모가 작다고 민심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결코 아니다”며 “이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더 크게 혁신하고 더 크게 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