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허가 80% 국내 기업이 차지
오리지널 제약사와의 특허 분쟁 및 규제변화 주시해야할 과제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올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주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 예정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축으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어 시장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20일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통해 2022년 286억 달러(약 38조5000억 원)에서 2028년 765억 달러(약 104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7.8%에서 34.2%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등 대형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간의 시장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20~30% 저렴해 각국 정부의 의료비 절감 정책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승인과 사용이 늘고 있으며, FDA(식품의약국)는 지난해 기준 7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했으며 이중 67%가 실제 시장에 출시됐다. 유럽 EMA(의약품청) 역시 적극적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면역학 및 근골격계 분야에서의 바이오시밀러는 2023~2028년 동안 연평균 22.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항체 치료제, 단백질·펩타이드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신규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기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4종은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받았다. 이는 1분기 글로벌 허가의 8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올해 각 사는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더욱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며 직접 판매망과 번들링 전략 등 유통·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해 PBM(약제급여관리) 계약을 비롯해 글로벌 강자인 산도스와의 협업 등 공격적인 유통망 전략을 펼치고 있다.


◆커지는 시장에 기대감 공존…특허분쟁·규제변화는 해결과제

   
▲ 삼성바이오에피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국내 바이오 업계가 호조를 띄우고 있는 가운데 오리지널 의약사들과의 특허 분쟁을 비롯한 규제 변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 존스앤드존슨(J&J)는 지난 2월 바이오시밀러 관련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PBM에 프라이빗 라벨 제품 판매 권한을 부여한 것이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난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점유율 및 매출 확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제네론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올해 1월 리제네론이 제기한 오뷰피즈(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판매금지 가처분 항소심에서 리제네론의 편을 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바이오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영향이 커질수록 이와 같은 소송이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의약품의 경우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소송을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승소 특허 소송의 결과와 각국의 규제 환경 변화는 기업의 시장 진입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약가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 예고했기 때문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약가 인하 자체에는 동의하나 직접 약가를 협상하는 IRA(인플레이션 방지법) 약가 협상 법안을 축소 혹은 폐지할 것"이라며 "시밀러·제네릭 사용 촉진으로 경쟁을 강화해 간접적으로 약가 인하를 유도하고 바이오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의 활발한 R&D(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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