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 재고산적, 생산스톱"…내우외환 빠진 자동차산업
2025-05-21 15:07:25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전기차 수요 정체·미국발 관세 폭탄…4월 자동차 수출 3.8%↓
북미 수출 17.8%·미국 수출 19.6% 감소…전기차 수출 12.5%↓
북미 수출 의존 구조에 경고등…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수출 다변화 절실
북미 수출 17.8%·미국 수출 19.6% 감소…전기차 수출 12.5%↓
북미 수출 의존 구조에 경고등…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수출 다변화 절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한국 자동차 산업이 수출 감소, 재고 누적,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25% 고율 관세 여파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대미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고, 일부 전기차 생산라인은 가동을 멈췄다. 업계 안팎에서는 북미 의존도를 줄이고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출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65억2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은 28억9000만 달러로 19.6% 줄었고, 북미 전체 수출도 17.8% 감소해 고율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지역 수출은 각각 26.7%, 53.9% 증가해 수출 감소 폭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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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
◆ 전기차 수출 '감소'…현대차, 생산라인 세 번째 셧다운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한국의 전기차 수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전기차 수출량은 2만11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다.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 조정에 들어가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반등의 기미는 뚜렷하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재고 누적에 따라 울산 1공장 2라인 가동을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 라인은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주력 모델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 5에 대해 최대 600만 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재고 해소에 나섰지만, 소진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현대차는 ‘공피치(공장 라인은 돌리되 조립 차량이 없는 상태)’ 방식으로 라인을 유지해 왔으나 이마저도 부담이 커지자 생산조정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사내 공지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오더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생산 중단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현대차는 지난해 1~4월 아이오닉 5를 2만7476대 수출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9663대로 64.9% 줄었으며, 코나EV도 같은 기간 5916대에서 3428대로 42.1% 감소했다. 업계에선 전기차 수요 정체가 이어질 경우 국내 생산 라인 조정뿐 아니라 고용 불안, 협력사 납품량 감소 등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에 연쇄적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 부품 수출 '반짝 증가'…관세 부과 전 재고 확보 수요
지난 4월 자동차 부품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며 완성차 수출과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4월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20억2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관세 부과 전 선제적 재고 확보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3일부터 25% 관세 조치를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했다. 미국 내 기업들의 생산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품목에 대해 2개월 유예 조치를 취했지만, 대다수 부품은 5월부터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수출 하방 압력은 5월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업계는 관세 유예 효과가 일시적일 뿐이며 하반기 이후에는 완성차와 부품 모두 미국 수출에 본격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완성차업체들이 북미 현지 생산을 강화하면서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의 수출 파이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구조적 우려도 제기된다. 대형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략 변화가 낙수효과를 기대해온 부품 생태계 전반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관세 충격, 수요 둔화, 재고 누적이라는 삼중 악재는 결국 '수출 지형의 불균형'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미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아시아·중동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전기차와 내연기관·하이브리드의 생산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