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의 '선견지명', ‘승승장구’ 효성중공업…“매출 5조원 시대 연다”
2025-05-22 15:01:57 |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효성중공업 1분기 매출 1조761억원·영업이익 1024억원 달성
AI 시대에 변압기 수요 증가…조현준 선제 투자 효과 ‘톡톡’
재계 내 글로벌 리더로 ‘우뚝’…향후 역할·위상 확대 전망
AI 시대에 변압기 수요 증가…조현준 선제 투자 효과 ‘톡톡’
재계 내 글로벌 리더로 ‘우뚝’…향후 역할·위상 확대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효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호실적 배경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의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발맞춘 전략적인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AI(인공지능) 시대 전환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했고 이는 변압기 수주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효성중공업은 안정적인 장기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올해 매출 5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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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사진=효성중고업 제공 |
◆미국 투자 ‘신의 한수’…글로벌 수요 타고 최대 실적 기대
2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61억 원, 영업이익 102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82.2%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년 전에 수주한 고가의 초고압 전력기기가 납품되면서 매출로 인식됐고, 북미·인도법인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조현준 회장의 투자 역시 이러한 호실적의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일찌감치 유럽 진출을 노리면서 2010년 첫 진출의 성과를 올렸다. 이후로도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프랑스 등에서 전력기기를 꾸준히 수주하면서 유럽 시장 내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또 조 회장은 AI 시대로의 전환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2020년 조 회장이 직접 4650만 달러에 미쓰비시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인수한 것도 이러한 투자 전략의 일환이었다.
인수 당시 여러 리스크가 존재했으나 조 회장은 미국 현지 공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강력하게 인수를 추진했다. 조 회장은 미쓰비시의 공장이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활용성이 높다고 봤다.
이후 조 회장은 공장 증설을 통해 미국 내 유일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이를 통해 효성중공업은 북미에서 확고한 사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의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멤피스 공장의 1차 증설과 함께 2차, 3차 증설도 동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멤피스 공장 증설을 완료하면 미국을 넘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력기기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조 회장의 과감한 투자 효과는 일감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꾸준히 수주를 늘려갔다. 또 기존에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유럽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등 신시장도 개척했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전력기기 수주잔고는 12조4253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10조8287억 원보다 14.7% 증가했다.
이러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효성중공업은 올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5조 원, 영업이익은 5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실적 성장을 전망했다. 2026년에는 매출 6조 원 시대를 열고, 영업이익도 60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중공업은 5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향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 회장의 미국 공장 인수 결정이 최근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트럼프의 관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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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회장이 3월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체리블라썸 정책 서밋에 참석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장관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효성 제공 |
◆재계 내 글로벌 리더로 부상…민간외교 이끈다
조 회장은 재계 내에서도 글로벌 리더로 통한다. 조 회장은 미국 명문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부터 구축해온 미국 학맥은 효성그룹의 글로벌 사업에서 큰 힘을 발휘해왔다.
또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법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효성 입사 전 일본 미쯔비시상사와 모건스탠리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미국과 일본의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꾸준하고 긴밀하게 교류하며 선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에 이어 한·미·일 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빛을 발하고 있다. 조 회장은 미국에 직접 방문해 트럼프 2기 행정부 각료를 비롯한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두루 만나 협력 방안과 글로벌 기술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3월 말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체리블라썸 정책 서밋에 참석해 트럼프 정부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장관,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장관 및 연방 상원의원 등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4월 초에는 워싱턴 D.C.에서 북미, 유럽, 아시아의 주요 인사들과 만나 소통 및 교류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명예교수와 케빈 러드 주미 호주 대사, 스티븐 본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창업자, 잭 클라크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등과 만나 효성의 미래 경쟁력 제고 방안 및 한국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조언을 청취했다.
이외에도 조 회장은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한일 교류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재계 내 글로벌 외교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달에도 일본을 찾아 민간 경제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재계 내에서도 글로벌 외교관 역할을 맡으면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