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훈풍에 한중 하늘길 회복 탄력…LCC도 증편 박차
3분기 단체관광객 무비자 허용 앞두고 수요 선점 경쟁 치열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하늘길 확대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장 늦게 회복됐던 한중 노선이 무비자 입국 정책 등의 호재를 계기로 수요 반등 조짐을 보이자 항공업계가 주요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중 노선 여객 수는 약 351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413만 명)의 84.9% 수준까지 회복됐다. 같은 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도 417만 명으로 2019년 대비 85.5%까지 회복됐다.

   
▲ 대한항공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주요 도시 노선 중심 증편

항공업계는 단체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될 3분기부터 한중 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주요 도시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횟수를 늘리고 신규 노선 취항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하계 시즌 동안 중국 노선을 주당 195회 운항하기로 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90%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인천~푸저우 노선의 운항 횟수를 주 3회에서 주 4회로 늘리는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22개 도시와 홍콩·마카오 등 중화권 전역에 걸쳐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공급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 3월 말 운항을 중단했던 인천-청두, 인천-충칭 노선은 주 7회씩 재운항에 들어갔으며, 인천-다롄 노선은 주 7회에서 주 10회로 증편했다. 인천-옌지 노선과 인천-창춘 노선은 각각 주 6회에서 8회, 9회로 늘렸다. 이같은 증편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탑승률은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노선 기준 90%, 기타 비인기 노선도 8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한국 일반 전자여권 소지자는 관광, 비즈니스, 친지 방문 등 목적에 한해 비자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할 수 있으며, 해당 조치는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 LCC, 지방공항 거점 다변화…노선 포트폴리오 재구성

LCC(저비용항공사)들도 한중 노선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중국 노선에서 4만6000여 명의 여객을 유치해 전월 대비 1만 명 이상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달 인천웨이하이 노선을 주 9회로 증편했으며, 오는 7월부터는 주 10회로 추가 증편 예정이다. 지난 20일에는 제주-시안 노선도 주 2회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인천-칭다오·하얼빈·웨이하이·옌지·스자좡·자무스, 부산-장자제·스자좡, 제주-베이징 서우두·다싱 등 총 10개 한중 노선을 운영 중이다.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중국 노선 보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청주·대구발 옌지 노선에 각각 주 3회 취항하며 지방공항 중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인천-우한 노선 역시 주 3회 운영 중이다. 지방 거점을 활용한 중국 노선 다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부산발 옌지, 장자제, 시안 노선의 운항 재개 및 증편을 진행하고 있으며, 진에어는 오는 30일부터 2년여 만에 인천~칭다오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해당 노선은 하루 1편씩 매일 운항할 예정이다.

◆ '중국 특수' 기대감↑…노선 수익성 회복 청신호

중국 노선에 대한 항공업계의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 1~4월 기준 중국 국제선 여객 수는 486만136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이는 2019년(562만8577명) 수준의 약 86.4%까지 회복된 수치다.

팬데믹 이후 일본·동남아 노선이 빠르게 회복된 것과 달리 중국 노선은 단체비자 중단, 정치·외교적 요인 등이 겹치며 회복 속도가 더뎠다. 업계에서도 그간 중국 노선 확대에 신중한 접근을 보여왔지만 무비자 입국 허용과 이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 조짐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항공업계는 여름 성수기와 3분기부터 본격적인 수익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노선은 거리 대비 수익성이 높고, 화물 수요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여행 수요가 일본, 동남아에 집중된 흐름을 분산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항공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수익 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정책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탄력적인 공급 조절과 리스크 관리 전략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