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까지 81억원 성장 전망…의료현장 호평에 수요 확대
셀트리온·알테오젠 등 국내 기업 개발 활발…선진시장 긍정 반응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피하주사(SC)제형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최근 의료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처방이 확대되는 등 글로벌 시장 성장세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셀트리온, 램시마SC./사진=셀트리온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정맥주사 방식을 대체하는 SC제형이 환자 편의성, 치료 효율성, 경제성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SC제형에 있어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나서면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SC제형은 약물을 피부 아래 피하조직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혈관에 직접 주사하는 정맥주사 방식에 대비 여러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투약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는 점이 꼽힌다. 

정맥주사 제형은 병원에서 5~7시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SC 제형은 5~30분 이내에 투약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팔 혈관이 약한 환자도 복부나 허벅지에 투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가 주사가 가능해 만성질환 환자의 복약 순응도도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SC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약 81조3400억 원(56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대 7.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도 SC제형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항암제와 치매약 등의 다양한 치료제가 대상이며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의약품에도 SC제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SC제형을 도입하면서 특허 방어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방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SC제형은 만족도가 높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출시된 ‘옵디보 큐반티그’는 초기 매출 호조를 기록했다. 또한 기존 환자의 30~40%가 새로운 제형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에서는 알테오젠, 유한양행, 셀트리온 등이 SC 제형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알테오젠이다. 알테오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LT-B4는 기존 정맥주사 약물을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글로벌 제약사 MSD(머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세계 1위 항암제 ‘키트루다’의 SC제형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 외에도 복수의 글로벌 기업에 비독점적으로 기술을 이전하며 SC제형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ALT-B4는 기존 기술 대비 효소 활성, 열 안정성, 생산성 등에서 우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SC제형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마반타맙)’ 병용요법에서 SC 제형을 도입해 임상 3상에서 투약 편의성, 효능, 부작용 감소 등 긍정적 결과를 확보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그롤벌 암 학회 '2024 ASCO에서 발표돼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셀트리온은 SC제형 상용화를 통해 선진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인플릭시맙(램시마)의 SC제형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램시마SC는 △류마티스 관절염(RA) △염증성 장질환(IBD) △강직성 척추염(AS)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하면서 국내외에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램시마SC는 지난해 말 기준 유럽 전체에서 점유율 22%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램시마SC는 2020년 유럽에 출시된 이후 판매 1년 차인 2021년 4%에 불과하던 전체 점유율이 4년 만에 5배 이상 확대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에서 투약 편의성 및 치료 효능, 현지 법인 주도의 맞춤형 판매 전략 등이 더해지며 램시마SC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이런 성과가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럽에서 기존 제품들이 처방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출시를 바탕으로 회사의 실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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