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 및 이외 혐의에 2년6개월 선고
한온시스템 정상화 및 경영 전략 속도 저하 우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00억 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지원 등 혐의에 1심 선고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한온시스템 인수 후 경영 정상화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2심 선고까지의 상황을 예의주시해야하는 분위기다.

   
▲ 법원이 29일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에게 징역 총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 회장이 지난해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을 선고했으며 이외의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 총 3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75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회사 자금과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에서 875억 원의 타이어 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해 한국타이어에 131억 원의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회삿돈 75억5000만 원을 유용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해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았다. 법인차량 사적 사용, 이사비 대납, 가구비 대납, 법인카드 사적 사용, 담보 없이 50억원의 계열사 자금 사적 대여 등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당시 조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모든 게 제 불찰이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히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이번 1심 선고로 인해 한국앤컴퍼니 그룹은 2심 선고까지 주시해야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횡령과 배임 혐의로 첫 선고를 받은 당시에도 오너의 부재로 인해 경영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국앤컴퍼니는 다시 한 번 사법 리스크로 인해 R&D(연구개발) 투자, 사업 진행 등에 있어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몇 년 간 조 회장이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비롯해 성장 동력을 모색해오면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최근 인수해 경영 정상화가 필수 과제로 꼽히는 한온시스템이다. 앞서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의 인수를 통해 타이어, 공조시스템, 배터리 등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행보를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실제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수익성 악화와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강도 높은 혁신과 체질 개선을 주도해왔다. 이를 위해 3년 내 경영 정상화와 기존 타이어 사업과의 시너지 극대화, 첨단기술 R&D 투자 확대 등 중장기 전략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해왔으나 구속으로 인해 이러한 전략들이 흔들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조 회장이 한온시스템의 이익률 개선을 위해 가하던 압박이 우려 요소로 꼽히기는 했으나 상황에 따라 한온시스템의 체질개선 방향성을 전환할 결정권자가 없다는 점도 리스크로 거론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 구속으로 인해 2심까지는 지켜봐야겠으나 대략 그 기간 동안 한온시스템의 정상화를 통해서 조 회장이 추구하던 바를 이뤄내기까지는 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이 타이어 회사에서 추구하던 영업이익률을 자동차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에 요구하는 상황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이를 위한 구조조정 방향성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오너가 부재된 상황이라는 점도 한온시스템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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