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와 35년 악연'…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25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헌화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경호관 2명을 대동한 채 빈소에 입장했으며,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팔을 만지며 "고생 많이 하셨다. 애 많이 썼다.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위로했다.

그는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시냐"고 김 전 대통령의 나이를 물은 뒤 "나하고 4년 차이 났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전 전 대통령은 1931년생이다.

전 전 대통령은 "건강하게 살다 건강하게 떠나는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다"며 "임의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라고 했다.

현철씨가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 들었는데 괜찮으시냐"고 전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묻자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 거지 뭐"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좀 나을 거야. 담배는 옛날에도 좀 못 피웠고 술은 군대생활 하면서 많이 먹었지만 술 맛을 모른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 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께서는 상당히 장수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요즘에도 산에 가느냐"라는 현철씨의 물음에 "아유, 못간다"고 답했다.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1993년 취임 첫해) 김영삼 대통령 화분을 가지고 진갑을 축하하려고 댁을 찾아갔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덕담을 건넸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아무 답은 하지 않았다.

10여분간의 짧은 조문을 마친 전 전 대통령은 "YS와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빈소를 떠났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근래 언론 보도를 통해 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 애도를 표한다"면서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