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연내 FDA 승인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업계 개발 활발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비만치료제 열풍이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2026년부터는 다양화된 제재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사제 위주의 현재 비만치료제보다 거부감이 낮은 경구용 제재나 다양한 기전을 가진 삼중작용제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글로벌 제약업체인 미국의 화이자가 비만치료제 개발업체인 메체라를 100억 달러에 인수한다. 사진은 화이자 CI./사진=연합뉴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외의 새로운 치료제 출시로 다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연내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의 오포글리프론 경구제는 2026년 글로벌 승인을 목표로 3상 임상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

코헤렌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5년 258억7000만 달러에서 2032년 825억5000만 달러로 3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18% 성장률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 올해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합산 매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의약품 시장 순위 1위에 등극한 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먼저 시장을 선점했던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제재외에도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리라이드는 GLP-1, GIP, 글루카곤을 동시에 작용시키는 삼중작용제로 기존 이중작용제 대비 페이즈 2 비만군 임상에서 48주 투여 결과 체중 감소가 평균 24.2%, 최대 30% 달성한 것으로 공개됐다. FDA 승인은 2026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카그리세마는 카그릴린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조합으로 페이즈 2에서 15.6% 체중감소를 기록했으며 구성 성분의 안전성을 확립하고 있다.

두 회사외에도 빅파마의 참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화이자는 10일(현지시간) 중국 포순제약과 약 3조 원 규모의 경구용 저분자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는 앞서 비만치료제 개발기업 멧세라를 100억 달러(약 15조 원)에 인수한 바 있다.

화이자의 참전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서 경구용 제재 등 다양한 개발 전략을 토대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에페글레나타이드(GLP-1 계열)가 주목할 신약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해당 약물이 식약처로부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발표했다. GIFT 지정으로 허가 기간이 일반 심사 대비 약 25% 단축될 것으로 보이며 예정됐던 2026년 하반기 출시를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미 우수한 임상 성과를 입증했다.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40주차 투약 결과 최대 30% 체중감소 효과를 기록했으며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에 달했다. 특히 BMI 30㎏/㎡ 미만의 여성 환자군에서는 평균 12.2%의 체중감소를 보여 차별화된 효능을 입증했다. 기존 GLP-1 제제 대비 위장관 부작용이 현저히 낮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일동제약도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일동제약의 자체 개발 저분자 경구용 GLP-1 신약후보물질 '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두 자리 수 체중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공개한 바 있다. 200㎎ 용량군에서도 평균 체중감소율 9.9%, 최대 13.8%를 기록했으며 일 1회 경구 투약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외에도 HK이노엔,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다양한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빅파마들과의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6년부터 경구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면서 비만약 시장이 수십조 원대로 폭증할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들도 조기 진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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