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그래도 설마?'했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영화사상 최고의 수익을 자랑하는 흥행 전설 '아바타'의 세 번째 시리즈, 한국에서 최초로 개봉한다고 해서 화제성에서 역대 어떤 영화보다 높았던 그 영화 '아바타: 불과 재'의 개봉 첫 날 관객 수 기록이 우려의 수준이 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7일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 '아바타: 불과 재'는 개봉 첫 날인 26만 503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물론 일일 박스오피스 기록으로는 '주토피아 2'를 3주만에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던 영화 빅 3와 비교해도, 또 '아바타'의 전작과 비교해도 이번 '아바타: 불과 재'의 개봉 첫 날 기록은 현재 한국 극장가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먼저 500만 고지에 오르고, 현재까지 올해 관객 수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영화 '좀비딸'은 지난 7월 30일 개봉해서 첫 날 관객 43만 99명을 동원했다. 또 한 달 여 뒤인 8월 22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첫 날 관객 51만 7961명을 동원해 개봉 첫 날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11월 26일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는 개봉 첫 날 약 3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18일 현재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관객 동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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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극장 개봉 영화 중 가장 주목 받았던 '아바타: 불과 재'가 개봉 첫날 26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아바타' 시리즈의 전작의 기록을 보면 2009년 12월 개봉한 '아바타'는 첫날 약 20만 5000명을 기록했고, 2022년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은 35만 9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빅 3는 모두 '아바타 : 불과 재'보다 개봉 첫 날 관객 수에서 앞섰고, 전작 중 '아바타'는 '아밭: 불과 재'보다 적은 개봉 첫 날 관객을 기록했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아바타: 불과 재'보다 많은 관객이 개봉 첫 날 들었던 것이다.
이는 OTT가 미디어 환경을 지배하는 환경 변화와 함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고 있는 현상이 올 연말로 갈 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
물론 개봉 첫 날의 관객 수를 가지고 그 영화의 최종 스코어를 예단하는 것은 경솔할 수 있다.
2009년의 '아바타'가 비록 개봉 첫 날은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결국에는 1360만 명으로 국내 외국 영화 역대 1위는 물론 세계에서도 영화사상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영화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히려 '아바타: 불과 재'는 '아바타' 보다는 개봉 첫 날 관객이 더 많기 때문에 이 영화의 흥행 기록 여부는 연말과 연시를 지나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미디어 환경 변화는 단순이 숫자의 변동폭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기 보다 추세이기 때문에, 미디어 환경의 극심한 변화를 이기고 과연 이전 영화와 같은 환경에서 관객 동원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바타: 불과 재'와 관련한 '숫자'는 이후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들의 '숫자'를 파악하는 시금석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화관에서의 영화 관람이 이대로 분명한 사향 산업의 길을 걸을 것인지, 극복과 돌파의 여지가 아직은 남아 있는 것인 지를 판단하게 할 시금석으로의 '아바타: 불과 재'의 흥행 '숫자'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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