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여제'의 위세를 온 세상에 과시했ㅆ다. 올해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을 제패하고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이소희-백하나는 여자복식 대회 2연패 쾌거를 이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세계랭킹 2위)를 맞아 1시간 36분간 열전 끝에 2-1(21-13 18-21 21-10)로 이겼다.

이로써 안세영은 시즌 11번째 우승을 차지, 역대 한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에 11번 우승한 선수는 2019년 남자 단식의 모모타 겐토(일본)가 유일했다. 안세영이 이 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여자 선수론 최초의 대기록을 세웠다.

안세영은 올해 슈퍼 1000 대회 3회(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슈퍼 750 대회 5회(인도오픈, 본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 슈퍼 500 대회 1회(호주오픈), 슈퍼 300 대회 1회(오를레앙 마스터스) 우승을 휩쓸었다. 그리고 연말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투어 파이널스 정상에도 우뚝 섰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4만달러를 받은 안세영은 시즌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최초로 '한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 신기원도 이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전까지 왕즈이와 올해 7번 만나 전승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날 결승전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나섰다.

1게임 초반 안세영은 4-8로 뒤져 위기감이 있었지만 8점을 연이어 뽑아내며 전세를 뒤집었다. 1게임은 21-13으로 이겨 기선제압을 했다.

2번째 게임에서 왕즈이가 반격했다. 8-7로 앞선 상황에서 74회나 랠리를 주고받은 끝에 왕즈이가 포인트를 따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안세영은 호흡을 가다듬고 추격했지만 18-21로 2게임을 내줬다.

마지막 3게임에서 우승을 가리게 됐는데, 안세영이 전력을 쏟아부었다. 조금씩 리드해가던 안세영은 8-6에서 7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은 왕즈이를 10점으로 묶고 승리와 우승을 확정지었다.

왕즈이는 또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안세영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앞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 조를 2-0(21-17 21-11)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왕중왕전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한 것은 과거 그랑프리 파이널 시절이었던 1998년과 1999년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김동문-나경민 조 이후 26년 만이다.

이소희-백하나는 1게임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17-17에서 4연속 득점하며 첫 게임을 접수했다. 2게임에서는 12-10에서 무려 8점을 연속으로 몰아내 가뿐하게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