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의 영향으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저축은행업계가 올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또 저축은행업계는 SBI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까지 올해만 매각이 성사되며 M&A(인수합병)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 사진=저축은행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계속되는 등 업황 회복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6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1분기 44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2130억원, 3분기 1651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2021년 2조원, 2022년 1조6000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후 2023년(-6000억원)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순손실 397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및 거래자 채무상환능력 저하, 고금리 조달비용 부담 등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된 영향이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적자 규모는 2011년 349억원, 2012년 3831억원, 2013년 6823억원, 2014년 3089억원이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p 상승했다. 2015년 말 9.2% 이후 최고치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 등으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12.81%로 전년 말(8.02%) 급등한 것이 전체 연체율을 밀어올렸다.

다만 부동산 PF 공동펀드 매각 등의 영향으로 연체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90%로 전 분기(7.53%) 대비 0.63%포인트(p) 하락했다.

저축은행권은 지난해 1·2차 펀드를 통해 5330억원 규모의 부실 부동산 PF 자산을 정리하며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해나가고 있다. 올해에도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 2조5000억원, 3분기 1조7000억원으로 총 5조5000억원의 PF 부실채권을 털어냈다.

또 올해 저축은행업계는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업권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약 9000억원에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KBI그룹은 지난 7월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데 이어 10월 상상인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KBI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1주’를 인수한다.

부동산 PF 부실로 위기를 겪은 저축은행은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지방 경제 악화로 사실상 개점휴업에 빠진 곳이 적지 않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지주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이미 대주주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고 향후 정기 적격성 심사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저축은행 M&A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중금리 금융 강화 수단으로 저축은행이 거론되며 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에서 수도권 진출을 노리며 저축은행 인수 검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주요 매물로는 애큐온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