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주회사 제도가 기업집단의 출자 구조를 단순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지만, 지주체제 밖 계열사와 국외계열사를 통한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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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주회사의 소유·출자 현황과 수익 구조를 분석해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92개 가운데 총수가 있는 지주회사 전환 집단 45개다. 이는 16년 8개에서 10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주회사 제도가 대표적인 기업 조직 형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 역시 배당과 상표권 사용료 중심의 안정적 구조를 갖췄으나, 편법적 이익 이관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남아 있다는 것이 판단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전환 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24.8%, 총수 일가는 47.4%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적으로는 총수 개인 지분율은 감소 추세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대표 지주회사 기준으로 보면 총수와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일반 공시집단 대표회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출자 구조를 보면 전환 집단의 평균 출자 단계는 3.4단계로 일반 공시집단의 4.6단계보다 단순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부터 증손회사까지 출자 단계를 제한하고 수직적 출자 외 국내 계열사 출자를 금지한 규제가 출자 구조의 단순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외 계열사나 지주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출자 구조가 복잡해지는 사례는 여전히 존재했다.
실제로 국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에 간접 출자한 사례는 32건으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384개 가운데 약 60%인 232개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했다. 이 가운데 26개사는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지분율은 9.97%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체제 밖 계열사가 지주회사 상단에서 지분을 보유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는 지주회사 체제가 지향하는 수직적 지배 구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내부 거래 비중은 지주회사 전환 집단에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총수 있는 전환 집단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 거래 비중은 16년 16.0퍼센트에서 25년 12.35%로 낮아졌다. 반면 일반 공시집단은 같은 기간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셀트리온은 국내 내부 거래 비중이 크게 줄어든 대신 국외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구조를 보면 전환 집단 대표 지주회사의 매출 가운데 배당 수익 비중은 평균 5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농심홀딩스와 티와이홀딩스 등 11개사는 배당 수익 비중이 70%를 넘었고, 에코프로와 에스케이 등 일부 지주회사는 30%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30개 지주회사는 배당 외 수익을 함께 수취하고 있었으며, 상표권 사용료 부동산 임대료 경영 자문 수수료를 모두 받는 회사도 15개에 달했다. 계열사 간 배당 외 수익 가운데 가장 큰 항목은 상표권 사용료로 합계액은 1조 4040억 원이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3.0%로 전년 대비 4.0퍼센트 증가했다.
공정위는 상표권 사용료 수취 자체는 정상 거래일 수 있지만, 가치 산정이 어려운 무형 자산을 통해 계열사 이익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로 이전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사회적 감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주회사 소유·출자 및 수익 구조를 정기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지주회사 제도가 기업집단 지배 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도록 유도하겠다”면서 “편법적 지배력 확대나 부당 내부 거래, 사익편취 행위가 확인될 경우에는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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