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컴투스 등 인기 일본 IP 활용 신작 잇따라 출시 예정
애니메이션 팬층 흡수 효과 기대… OTT 활성화로 팬덤 커져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일본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증된 IP를 기반으로 폭 넓은 팬덤층을 흡수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게임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컴투스 신작 ‘가치아쿠타: The Game’ 대표 이미지./사진=컴투스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강력한 팬층을 보유한 일본 인기 IP의 게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넷마블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일본 인기 만화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콘솔·PC·모바일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넷마블은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에서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접근성을 높여왔다. 특히 지난 10월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CBT(비공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5%가 '정식 출시 후에도 플레이할 의향이 있다'고 답할 만큼 해당 게임은 출시 전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따른다.

컴투스도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컴투스의 내년 최대 기대작인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RPG로, 원작 만화는 총 발행 부수 400만 부를 돌파한 바 있다. 컴투스는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 공식 스팀 페이지를 오픈하고,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 환경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컴투스가 전날 게임화를 예고한 '가치아쿠타' 역시 주목된다. '가치아쿠타'는 슬럼가에서 자란 소년 '루도'가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싸우는 배틀 액션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최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크런치롤에서 미국·독일·프랑스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해당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가치아쿠타: 더 게임'(가제)을 콘솔과 PC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작 중이다.

NHN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IP를 기반으로 한 퍼즐게임 '최애의 아이: 퍼즐 스타'를 내년 TV 애니메이션 3기 방영 일정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최애의 아이' 역시 이미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IP인 만큼 지난 AGF 2025 행사장에서도 NHN의 '최애의 아이: 퍼즐스타'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일본 인기 만화 '데드 어카운트'를 원작으로 한 신작 게임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의 퍼블리싱을 맡았다.

'데드 어카운트'는 지난 2023년 연재를 시작한 만화로, 박진감 넘치는 배틀 액션으로 젊은 층을 포함한 폭 넓은 세대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내년 1월부터는 애니메이션 방영도 예정돼있다.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은 원작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반영해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크래프톤은 지난 6월 일본 종합 콘텐츠 기업 ADK그룹을 약 71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애니메이션과 국내 게임 간의 협업 강화 계획을 밝혔다. 특히 ADK이모션즈는 '짱구는 못말려' '도라에몽' 등 300여 편의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크래프톤이 이를 활용한 게임 IP 확장에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 "게임·애니 이용자 층 확대 효과… 원작에 충실해야"

   
▲ 스마일게이트가 일본 출판사 코단샤와 만화 ‘데드 어카운트’의 게임화를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업계에서는 인지도 높은 IP 활용이 글로벌 시장 확대와 리스크 최소화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검증된 IP를 기반으로 팬층을 확보해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게임사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OTT 시장의 활성화로 애니메이션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관련 팬덤 자체가 자연스럽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기 만화 IP 등을 활용한 게임은 기존 게이머뿐만 아니라 해당 애니메이션 팬들도 함께 플레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 층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게임화하기 비교적 용이하다는 장점도 지닌다. 깊이감 있는 서사와 개성있는 캐릭터,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 등을 활용해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 맞춘 게임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즈니 등 타사가 유·아동 연령층을 주 타깃으로 한 것과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은 연령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활용 가능한 IP가 다양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게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제약도 비교적 적다"며 "특히 스토리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깊이감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게임화 할 수 있는 조건을 잘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인기 IP를 게임화할 경우 원작의 매력과 서사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애니메이션 팬덤을 게임 쪽으로 흡수하는 게 목표인 만큼 원작에 충실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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