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게 ‘네거티브 자제’를 당부했지만, 첫 합동연설회부터 후보 간 신경전이 불거지며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고위원 후보자 첫 합동연설회에서는 정책 경쟁보다는 계파를 둘러싼 날 선 발언들이 이어지며 정 대표의 메시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 후보자들을 향해 “서로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가 아니라 ‘포지티브’하게 경쟁해달라”며 당내 분열을 경계한 바 있다.
| |
 |
|
| ▲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12.23./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
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후보는 “서로 반목하고 갈등할 때가 아니라 하나로 결집했을 때 우리는 승리했다”며 “굳이 친명을 말해야 한다면 그 맨 앞에는 문정복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을 친명 인사로 규정했다.
이를 두고 친명계 유동철 후보는 “겉으로는 이재명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사실상 문 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당 조직사무부총장인 문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해 ‘천둥벌거숭이’,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문 의원은 이에 대해 “농담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유 후보는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후보는 연설에서 “우리 지도부를 흔드는 세력은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내란 세력과 다르지 않다”고 발언했다.
이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1인 1표제’가 최근 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며 정 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을 두고 당원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반발도 제기됐다.
유 후보는 연설회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함께 이재명을 지키고 내란을 극복한 당원 동지들에게 내란세력이라고 발언한 이성윤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며 “친청을 자임하면서 막말을 일삼는 분들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 일어날 비극이 눈에 선하다”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둥벌거숭이에 이어 내란 세력 몰이까지, 최고위원 선거를 막말과 망언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최고위원이 되려는 것인가”라며 문 후보와 이 후보 모두를 겨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합동연설회 특성상 각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과 지지 기반을 강조하다 보니 표현 수위가 높아진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된 최고위원 3석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1월 11일 본투표를 진행한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