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일 배송 확산 속 인프라 경쟁 본격화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택배업계가 주 7일 배송을 본격화하면서 내년부터 사실상 ‘365일 배송’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공휴일과 연휴에도 배송이 이어지는 환경이 정착되면서 소비자 편의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각 사의 인프라와 사업 구조에 따라 대응 전략이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택배차량./사진=CJ대한통운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대한통운, ㈜한진에 이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주7일 배송을 시작하면서 택배사들의 배송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 같은 변화는 택배 서비스의 ‘비연속 구간’을 없애겠다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물린다. 과거에는 주말과 공휴일이 사실상 배송 공백으로 작용했지만, 주 7일 배송이 정착되면서 연휴 기간에도 물류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 안에서는 같은 365일 배송이라도 각 사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와 화주 구성에 따라 전략과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CJ대한통운은 최대 규모의 물류 네트워크를 앞세워 365일 배송 경쟁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곤지암 메가허브를 중심으로 한 대형 허브 터미널과 전국 단위 서브 터미널망은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다. 

업계에서는 전국 단위 대형 화주 물량을 한 번에 소화할 수 있는 역량 측면에서 CJ대한통운이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 7일 배송 체제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형 이커머스·플랫폼 화주 유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소형 화물과 기업 고객 중심의 안정적 물류 전략이 거론된다. 한진은 B2B 전용 터미널 운영 등 기업 물류 대응 역량을 강화해 왔으며, 정기 출고나 계약 기반 물량처럼 예측 가능한 화물을 중심으로 한 운영 구조를 갖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문 변동성이 큰 대규모 B2C 물량을 연중무휴로 확대는 것 뿐 아니라 기업 고객과의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 유통 계열과의 연계 시너지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롯데마트, 롯데온,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 채널과 연결된 물류 구조는 명절과 연휴 기간 급증하는 물량을 내부에서 흡수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시장에서의 무리한 확장보다는 계열 물량을 기반으로 한 운영 효율화와 안정적 물량 확보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택할 경우, 365일 배송 역시 그룹 유통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365일 배송이 단순한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각 사의 체력과 구조를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7일배송이라는 틀을 똑같지만 대규모 네트워크, 각 사별 장점에 따라 경쟁력 강화방식이 달리진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배송방식이라도 각 사가 보유한 인프라와 화주 구성에 따라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연중무휴 체제는 택배사 간 차별화를 더욱 뚜렷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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