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국내 시장을 누르고 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걸었던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도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미디어펜은 총 5회에 걸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이슈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엔 기존 한국거래소 외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개설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수 종목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는 등 투자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출범 전 예상보다 대체거래소가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는 평가지만, 적은 거래량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변동하는 등 세부적인 개선점 또한 다수 발견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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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엔 기존 한국거래소 외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개설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수 종목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지는 등 투자환경이 크게 달라졌다./사진=넥스트레이드 |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는 대체거래소(ATS) 출범이라는 큰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 3월 넥스트레이드가 공식 출범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도 한국거래소 단일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투자자들이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는 상당수 종목들을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손꼽힌다.
다만 사상 최초의 복수 거래소 체제가 시작되면서 투자자 혼선과 시스템 부담 또한 불가피하다는 우려 또한 꾸준히 제기된다. 예를 들어 오전 8시 장 초반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들의 주가마저도 일시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등 차트를 기반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로선 불만이 생길 만한 요소도 여전히 잔존해 있는 상태다.
일선 증권사들은 주문 라우팅 시스템을 신규 구축하거나 고객 주문을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어디로 보낼지 자동으로 판단하는 스마트 오더 라우팅(SOR) 체계를 구축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불가피하게 시스템 정비 비용이 발생했고, 올해도 연중 내내 지속적으로 발생한 시스템 안정성 문제가 잊을만 하면 재차 불거진 측면도 있다.
다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복수 거래소 체제는 국내 자본시장에 꼭 필요하다는 쪽으로 여론이 수렴되는 계기가 올해 마련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시장감시 체계를 강화하며 속도를 맞췄다. 거래가 분산되는 만큼 이상 거래 탐지와 불공정거래 감시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거래소와의 공조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호가 왜곡이나 차익 거래를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1분기 거래 가능한 종목이 현행 630개에서 700개로 늘어난다고 지난 24일 예고했다. 코스피 375종목과 코스닥 325종목 등 총 700종목이다. 삼성전자, 알테오젠 등 477종목은 직전 분기에 이어 계속 매매체결 대상종목에 포함됐고, 신규 편입된 종목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에임드바이오 등 120종목이다.
직전 분기 거래대상 종목 중 자본시장법상 거래량 한도 관리 목적으로 편출됐던 한국전력, 에코프로 등 103개 종목도 재편입됐으며, SK네트웍스, 파트론 등 152종목은 편출 처리됐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매매체결대상종목은 매 분기 선정이 원칙이나 거래량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지난 3분기 이후에는 매매체결 대상종목을 변경하지 않고 종목수를 축소해 왔다"면서 "그 결과 12월 말 기준으로는 한도 규제를 준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은 우리 자본시장이 경쟁 체제로 전환됐다는 중요한 기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부 운영상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미 다수 투자자들이 복수 거래소 체제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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