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용문고 설립…2007년엔 ‘김활란여성지도자상’
평생 청소년 교육과 여성 권익 신장에 헌신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명예이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11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 김문희 용문학원 명예이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11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사진=현대그룹 제공


김 이사장은 1928년 경북 포항시에서 고(故)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의 장녀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66년 용문고를 설립해 용문고 교장,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 한국청소년단체협회 회장 등을 거치며 평생 청소년 교육사업과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몸을 바쳤다. 

2007년에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양성평등을 위해 헌신한 여성에게 주는 ‘김활란여성지도자상’을 2007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한국걸스카운트연맹 총재를 역임할 당시 “요즘 청소년들은 집에 매이고, 학교에 매이고, 그 밖에도 너무 많은 것에 매여 있다”며 “저는 걸스카우트가 선서와 규율, 봉사 정신 등으로 그들을 다시 틀 속에 넣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음껏 즐겁게 뛰놀면서 스스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되도록 프로그램이나 지도 방법을 연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38세부터 현재까지 10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털어 명문 사학인 용문학원을 키우기도 했다. 올해 개교 76년을 맞은 용문고등학교는 다양하고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용문고 출신으로는 정관계에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25회),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24회), 우상호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29회),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33회),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34회), 김택수 전 대전정무부시장이 있다. 또 방송인으로 백일섭(10회), 조영남(10회), 한석규(31회), 김상중(32회), 정재형 작곡가(36회), 유재석(39회), 체육계에 황선홍 축구감독(35회) 등이 각계각층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2005년 임당장학문화재단을 설립, 초대 이사장으로 12년간 재직하며 다양한 장학사업으로 인재 육성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2012년에는 학생 상담 및 인성 훈련 관련 연구 학술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고려대에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 임당장학문화재단은 손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가 김 이사장의 뜻을 계승해 적극적인 교육·문화·예술·체육 분야 진흥과 인재 양성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고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4녀를 뒀으며,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의 누나이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이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7시 20분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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