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호텔업계가 연말 성수기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라는 두 가지 호재를 맞으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말·연초 수요가 집중되면서 객실 점유율과 부대시설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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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8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12월 말 객실 예약률이 80~90%대에 이르며 사실상 만실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송년 모임과 연말 호캉스 수요가 겹친 데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도심 호텔 수요를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된다.
통상 호텔업계에서는 객실 가동률이 80%를 넘으면 잔여 객실 운용을 고려해 사실상 만실로 본다. 실제로 롯데호텔 서울, 웨스틴조선 서울 등 주요 5성급 호텔들은 연말을 앞두고 예약 문의가 급증하며 객실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연말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예약이 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호텔업계는 올해 연말 특수를 단순 숙박 수요에 그치지 않고 체험형 콘텐츠 확대로 연결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대형 트리 설치, 조명 연출, 시즌 한정 디너 코스는 물론, 12월31일을 겨냥한 카운트다운 파티·연말 공연·DJ 이벤트 등이 잇따라 마련됐다.
이 같은 연말 이벤트는 객실 매출뿐 아니라 레스토랑·라운지·연회장 등 F&B(식음) 부문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말 파티형 이벤트는 객실 투숙 없이도 호텔을 찾는 수요를 끌어들이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 수요 회복의 또 다른 축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다. 원화 약세와 한국 관광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서울 도심 호텔을 중심으로 해외 관광객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평균 체류 기간이 길고 객실 단가가 높아 호텔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방한 외래객 수는 140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대비해도 108.9%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연말 특수와 맞물리면서 객실 단가(ADR)와 총객실수익(RevPAR) 회복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방이 찬다’는 수준을 넘어, 수익성까지 개선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도심 호텔뿐 아니라 리조트·지방 호텔도 연말과 겨울방학을 맞아 체류형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스키·눈썰매 등 겨울 레저와 결합한 패키지,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국내 체류 여행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짧고 확실한 만족’을 주는 국내 호텔·리조트 이용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호텔업계가 확실한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객실뿐 아니라 식음·이벤트 매출까지 살아나면서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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