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인도 본격화…수주잔량 실적전환 기대
제조업 한파 속 조선업만 ‘예외’…고부가 선박이 체감경기 끌어올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내년 1분기 제조업 전반의 경기 흐름이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선업은 예외적으로 체감경기 개선 흐름을 보이며 업황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쌓아온 수주잔량과 인도 일정이 맞물리면서, 조선업계는 내년에도 탄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제공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7로 1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고환율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다수 업종에서 체감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인식이 두드러졌다.

반면 조선업의 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19포인트(p) 상승한 96을 기록하며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 산업 평균과 비교하면 체감경기 개선 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대한상의는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확보한 3년치 이상의 수주잔량과 고부가 선박 중심의 수주 구조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국내 조선 3사는 내년 고부가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나며 수주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국의 LNG 수출 터미널 가동 계획에 따르면 전 세계 LNG운반선은 2030년까지 총 250척 가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1~11월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는 18척에 그쳤다.

이에 따라 단순 계산으로도 연평균 40~50척 수준의 추가 발주가 필요한 상황으로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발주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인도 일정 가시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업황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3년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20만 ㎥급 초대형 LNG운반선 3척(총 9714억 원 규모)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이며, 2026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그리스 선주 미네르바 가스를 위해 건조 중인 17만4000㎥급 LNG운반선 ‘미네르바 록산’을 지난해 8월 진수했으며 해당 선박은 2026년 인도될 예정이다. 미네르바 록산은 MAN ME-GA 추진 시스템과 GTT Mark III Flex 화물창을 적용한 최신 사양 LNG운반선으로, 2022년 11월 발주된 동급 선박 2척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년 초를 기점으로 LNG운반선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수주잔량이 실적으로 전환되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LNG 수요 확대 국면에서 수주한 고부가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며, 매출과 실적 가시성이 동시에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고환율 역시 조선업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다수 제조업이 비용 부담에 직면한 것과 달리, 조선업은 수주 시점에 가격이 상당 부분 확정돼 있어 환율 상승이 수익성 방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확보한 수주잔량과 인도 일정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조선업이 제조업 전반의 회복 흐름을 가장 먼저 확인시켜주는 업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선업계 내 한 관계자는 “조선업은 이미 다음 사이클을 준비해온 산업”이라며 “조선업 특성상 수주 이후 일정 시차를 두고 실적이 반영되는 만큼, 내년부터 체감경기 지표에 선행 수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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