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계종 '정면충돌' 면했지만...관건은 한상균 자진출두 설득 여부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한발씩 물러선 경찰과 조계종은 정면충돌을 면했다. 이제 관권은 조계종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설득하는 것이다.

9일 조계사에 진입해 한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려 한 경찰이 조계종의 제안을 받아들여 영장 집행을 연기했다.

   
▲ 경찰 조계종 '정면충돌' 면했지만...관건은 한상균 자진출두 설득 여부/SBS 방송 캡처

경찰은 지난8일 한 위원장에게 통보한 자진 출두 시한인 이날 오후 4시를 앞두고 오후 3시께부터 조계사에 경찰력을 투입해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관음전 진입로를 확보한 뒤 체포작전 돌입하려 했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경찰은 내부 논의 끝에 체포 작전을 연기했다.

경찰은 애초 이날 오후 5시 한 위원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로 하고 그에 앞서 조계사 주변을 경찰력으로 에워쌌다. 조계사 측에 관음전 출입문 잠금장치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강제로 문을 연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계종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며 종단 차원에서 경찰력 투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스님과 종무원들의 저항에서 보듯 사찰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일 자체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이 크고 한국 불교 최대 종파인 조계종의 최고 책임자가 영장 집행 연기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경찰로서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역시 한 위원장이 계속 머무는 상황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대한불교 조계종 총본산’으로 불리는 상징적 사찰에 공권력이 투입되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벌어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10일 정오까지 남은 시간 동안 조계종이 한 위원장을 설득해 경찰에 자진 출두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 위원장의 체포영장을 엄정히 집행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중단되기 전에는 조계사를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총무원장이 직접 시한을 못박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이상 다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계종이 경찰 진입을 전면에 나서 막아준 만큼 한 위원장과 민주노총에도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오후 9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자승 스님의 제안과 경찰의 반응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