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숨 고르기에 외인·기관 ‘머니무브’…금융주로 수급 이동
4대 금융, 작년 순익 18조6000억원 전망 '역대급'…밸류업 2년 차 기대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쏘아 올린 ‘20조 어닝 서프라이즈’의 온기가 금융주로 옮겨붙고 있다. 단기 급등한 반도체 대형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역대급 실적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겸비한 금융지주사로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 삼성전자가 쏘아 올린 ‘20조 어닝 서프라이즈’의 온기가 금융주로 옮겨붙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금융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국내 증시의 수급 주도권은 반도체에서 금융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4600선을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상승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의 대명사인 금융주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차익 실현 매물을 일부 내놓으면서도,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는 장바구니에 담으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머니무브’의 배경에는 ‘사상 최대 실적’과 ‘정책(세제) 모멘텀’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재료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기초 체력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약 18조575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6조3532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각각 5조원대, 하나와 우리금융도 4조원 안팎의 견조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도입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금융주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이 제도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종합과세에서 분리해 낮은 세율(30% 제한)을 적용하는 것으로, 금융사들이 이 혜택을 주주들에게 주기 위해 배당을 늘릴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사들이 분리과세 요건(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 10% 증가 등)을 충족하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노력형 법인’ 기준 충족을 위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한 커버리지 은행들의 주주환원율은 가중평균 기준 47%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현금 배당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정책에 부응하고 개인투자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가 1분기 코스피 시장을 주도할 핵심 섹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배당 매력이 높은 금융주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논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주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는 전통적인 배당주”라며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에 따른 추가 배당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이 더해지면서 반도체 차익 실현 자금의 최적의 피난처이자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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