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부결 후 정청래 주도로 재추진...내달 2, 3일 투표
정청래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전체 권리당원의 이익”
지도부 내 이견 보이자 박수현 “해당 행위” 경고...논란 자초
강득구·이언주 반발...“재갈물리기, 민주주의 정신 어긋나”
황명선 “셀프 개정 오해 소지...차기 전당대회 이후 적용해야”
이성윤·문정복 “적용 시점 문제 없어...당원 주권으로 나아가야”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인 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을 다시 추진하기로 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당권파는 즉각 시행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비당권파는 ‘당원 주권’이라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적용 시점과 절차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중앙위원회에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의 핵심 공약인 이 안건은 현재 약 20대 1에 달하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 비중을 1대 1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이날 당무위 마무리 발언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1인 1표제’로 가는 것은 전체 권리당원의 이익”이라며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받는 경우는 봤어도 공약을 지킨다고 비판받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당무위는 제5차 중앙위원회를 오는 2월 2일 오전 10시 온라인 방식으로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위 안건에는 당원 제도 개정안과 중앙당 재정운영계획·예산안 심의 건이 상정된다. 표결은 2월 2일 오전 10시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1인1표제’는 지난해 12월 5일 열린 중앙위원회 표결에서 찬성률 72.65%를 기록하고도 재적 과반 미달로 부결된 바 있다. 

정 대표는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들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현 지도부 체제에서 다시 동력을 확보해 다음 달 초 중앙위에서 최종 확정 짓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1인 1표제’ 재추진 과정에서 당 지도부 내부의 파열음도 표출됐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1인 1표제’에 대한 이견 표출과 관련해 “조금 더 나가면 해당 행위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 대변인이 19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이에 강득구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는 것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상 ‘재갈 물리기’”라며 “나는 1인 1표제를 반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을 향해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면 최고위원으로서 용납하기 어렵다”며 “지명직이 아니라 당원들이 선출한 최고위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수석대변인의 ‘해당 행위’ 발언을 두고 “1인 1표제 원칙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한 것은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며 “이를 ‘해당 행위’로 몰아 입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발언으로 발언권 침해를 받았다고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정 최고위원을 겨냥하거나 발언권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고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사안 이후, 특정 언론을 통해 회의 과정이 속기록처럼 상세히 보도되면서 마치 최고위에 큰 이견이 있었던 것처럼 비쳐진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고 설명했다.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9./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번 1인 1표제 재추진을 두고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룰’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규칙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될 경우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할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은 즉각 적용을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개인의 유불리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당연한 길”이라며 “민주당은 당원 요구에 따라 즉시 당원주권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 역시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전례는 있었지만, 이후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보완책 마련을 통해 총의는 이미 모아졌다”며 “지금 와서 다시 적용 시점을 문제 삼는 것은 당원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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