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코아 선물 가격 톤당 4448달러…전월대비 25%·고점대비 65% 하락
주산지 서아프리카 작황 회복 및 남미 생산량 증가…올해 공급 과잉 전망도
제과업계, 원가 부담 숨통 트였지만 ‘표정 관리’…“여전히 가격 높은 수준”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지난해 국내 제과업계를 강타했던 ‘코코아 쇼크’가 진정되고 있다. 한때 5배 넘게 폭등했던 가격이 1년 사이 60% 이상 하락하면서, 원재료비 부담에 시름하던 제과업체들의 실적 반등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롯데웰푸드 초콜릿 대표 제품인 '가나 초콜릿'(왼쪽)과 '몽쉘'./사진=롯데웰푸드 제공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미국 ICE 선물거래소 코코아 선물 가격은 톤당 4448달러로, 전날 8.4% 하락한 데 이어 다시 4.3% 추가 하락했다. 코코아 가격이 고점을 기록하던 2024년 12월18일(1만2565달러) 대비 약 64.6% 하락한 가격으로, 지난해 말 톤당 6000달러 선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해도 약 25% 낮은 수준이다.

코코아 가격이 빠르게 안정세에 접어든 것은 주요 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의 작황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코코아의 원재료인 카카오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이 코트디부아르·가나·에콰도르·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국가에 집중돼 있다. 2024년 당시 해당 지역에서 폭염과 가뭄 등 기상이변이 이어지며 카카오 생산에 타격을 입은 것이 ‘코코아 쇼크’의 도화선이 됐다.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 기상 여건 호전으로 올해 카카오 작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남미 등 대체산지에서도 카카오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카카오는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치솟은 코코아 가격에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코아 가격이 아직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빠르게 평년 수준(톤당 250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코코아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제과업계는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제과업체에서는 판 초콜릿 외에도 비스킷 코팅이나 파이 속 필링 등 다양한 제품에 코코아를 사용해 원가 부담에 시달려 왔다. 롯데웰푸드는 2024년 6월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다시 ‘빼빼로’ ‘크런키’ 등 26종 제품을 평균 9.5% 인상했다. 오리온도 2024년 11월 원가부담을 이유로 판 초콜릿 제품 ‘투유’를 단종하고, 같은해 12월엔 ‘초코송이’ ‘다이제’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 바 있다.

특히 초콜릿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롯데웰푸드의 경우 ‘코코아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2024년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아프리카 가나의 카카오 산지를 찾아 상황을 점검할 정도였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코코아 가격 부담액은 2024년 754억 원에서 2025년 1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롯데웰푸드 영업이익은 2023년 1770억 원에서 2024년 1571억 원으로 줄었다. 2025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372억 원으로, 카카오 가격 부담에 발목을 붙잡혔다.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카카오 시세 하락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수 초콜릿 제품 비중이 높은 롯데웰푸드 해외사업은 반사이익이 한층 클 전망이다. 오리온 역시 초콜릿 관련 제품 가격을 한차례 인상한 만큼 마진 스프레드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최근 ‘투유 저당’ ‘쉘위’ 등 초콜릿 제품군 확대에 나서면서 카카오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제과업계는 원가 부담 완화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국제 원자재 거래 특성상 계약 시점과 실제 원료 투입 시점 간 시차로 인해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최근 이어지는 고환율 추세와 기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수익성 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카카오빈 선물가격은 3년 전 대비 약 3배 높은 수준으로, 가격 급등기 체결된 구매 계약 영향으로 원가 부담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유지류·분유 등 다른 초콜릿 원재료 가격까지 높은 상황 속에서 원가 상승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도 “현재 생산에 투입되고 있는 물량은 코코아 가격이 톤당 1만 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던 시기에 계약했던 구매분으로, 실제 가격 인하 효과가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코코아 가격이 내렸다지만, 수십년간 톤당 2000달러 수준에 구매하던 것이 1만2000달러까지 뛰었다가 하락한 것인 만큼 여전히 평년보다는 높은 상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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