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글로벌 해운업계가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과 운임 약세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본격적인 전략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이어졌던 해운 호황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선사별로 사업 성격과 강점에 맞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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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만4000TEU급 선박./사진=HMM 제공 |
26일 해외 해운 분석기관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Ocean Outlook 2026’에 서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 증가율은 연 3% 수준에 그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3.6%로 수요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과잉 공급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2026년까지도 해운 시장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주요 항로에서는 운임 하락 흐름이 뚜렷해지며 과잉 선복의 부담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으로 연초 일시적으로 반등했던 글로벌 해상운임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주 연속 하락하며 1400선 초반까지 내려앉았으며 이는 지난해 말 1650선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다. 통상 중국 춘절을 앞두고 수출 물량 증가로 운임이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지만 올해는 구조적인 선복 과잉과 물동량 부진이 겹치며 계절적 성수기 효과조차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내 해운사들은 컨테이너 시황 회복에 대한 단순한 기대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컨테이너선 중심 선사인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자 사업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해운 일부 자산 인수 논의가 결렬된 이후에도 인수·합병보다는 개별 벌크선 확보와 장기 운송계약 체결을 중심으로 벌크 사업 확장 전략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평가다.
실제 HMM은 최근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와 10년간 약 4억6200만 달러 규모의 장기 벌크 운송계약을 체결하며 변동성이 큰 해운 시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물량 기반을 확보했다.
HMM은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벌크 선대를 110척 규모로 확대하고, 해외 거점 항만 투자와 신흥 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벌크선 중심 사업 구조를 갖춘 팬오션 역시 컨테이너 시황 변동성에 대비한 전략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팬오션은 기존 벌크 사업의 강점을 유지하는 한편, LNG 운송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육성하며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약 1조6000억 원을 LNG선에 투자해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이후 이어졌던 해운 호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선사별로 사업 성격과 강점에 맞춘 선택과 집중이 실적과 생존을 가르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과 운임 변동성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단기 시황 반등에 기대는 전략은 위험하다”며 “올해는 선종과 노선, 사업 영역 전반에서 체질을 점검하는 체력전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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