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최고위원회가 29일 '당원 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 단식 치료를 받아온 장동혁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만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한(한동훈)계와 당권파 간의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보윤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원 징계안이 윤리위원회 의결대로 최고위에서 의결됐다"며 "총 9인이 표결에 참석했고, 표결 찬반은 비공개"라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표결에는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조광한 최고위원 등 총 9명이 참여해 7명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최고위원은 '반대'를, 양 최고위원은 '기권'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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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와 송언석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1.29./사진=연합뉴스 |
친한계인 우 최고위원은 의결 도중 회의장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 끝까지 있는 게, 저만 반대 표시한다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무감사에서 조작한 부분을 가지고 최고 수위인 제명을 한다는 건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의 화합이라고 일관되게 생각한다"며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 오늘 선택은 어떤 의견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사실은 기권이다.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 전 대표의 제명이 결정됨에 따라 향후 당 내홍은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과 친한계 우 최고위원이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사건이 어떻게 한동훈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질 사건이냐. 개인이 아닌 사건에 집중해야 한다"며 "같은 행동을 김민수가, 송 원내대표가, 장 대표가 했다면 15개월 끌었겠나. 윤리위도 없이 바로 제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저도 가족 많은데 가족들 다 동원해서 장 대표를 음해하고, 송 원내대표도 음해하고, 107명 국회의원을 음해해도 나둘 거냐"며 "만약 오늘 이 결정이 잘못 난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은 이 행위에 대해 죄를 묻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고 했다.
반면 우 최고위원은 "이것(한 전 대표 제명)이 정말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고 우리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겠느냐"라며 "우리 당이 오늘 정말 또다시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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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2026.1.14./사진=연합뉴스 |
한편,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그는 전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당한 제명을 당하면서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던 김 전 대통령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하고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당 윤리위는 지난 13일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제명을 결정했다. 제명은 당원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로, 당 징계 가운데 최고 수위다.
당원게시판 사태는 한 전 대표의 가족들이 그가 당대표였던 2024년 9부터 11월까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여론을 조작한 사건이다.
한 전 대표는 향후 5년 간 최고위의 의결 없이는 재입당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오는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과 대선에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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