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대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다. 양사는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힘입어 합산 매출 3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방어라는 과제를 안게 된 양사는 올해 공격적인 투자와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합산 매출 300조3954억 원을 기록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미국 관세 부담과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 영향으로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459억 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23.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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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 현대차, 가이던스 초과 매출 기록…관세·일회성 비용에 이익 감소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6조254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3%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 판매는 413만8389대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SUV와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연간 도매 판매 100만 대를 처음 돌파했다.
반면 연간 영업이익은 11조4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 관세 영향으로만 약 4조1100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관세 부담과 함께 글로벌 시장 인센티브 확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했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대차의 4분기 매출은 46조8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6954억 원으로 39.9% 급감했다. 11월부터 미국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음에도 25% 관세가 적용된 재고 물량이 실제 판매에 반영되며 관세 인하 효과가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일시 인건비, 품질 관련 비용, 리스 인센티브 회계 기준 조정 등 일회성 비용도 4분기에 반영되며 수익성 하락 폭을 키웠다. 현대차는 다만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을 통해 관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이브리드와 SUV 중심의 판매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유연한 생산 체계와 다중 파워트레인 전략을 통해 관세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 목표를 415만8300대로 설정하고, 매출 성장률은 1.0~2.0%, 영업이익률은 6.3~7.3% 수준을 제시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위한 중장기 투자도 병행하며 수익성 회복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 기아, 작년 매출 '역대 최대'…관세 부담 3조930억 원
기아도 지난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기아의 매출은 114조14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판매대수는 313만5873대로 1.5% 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가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9조7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3% 감소했다. 기아는 지난해 미국 관세 부담이 약 3조93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완성차 수출 관세가 전체 부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외형과 수익성의 대비가 더욱 뚜렷했다. 기아의 4분기 매출은 28조8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며 역대 4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8425억 원으로 32.2% 감소했다.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음에도 기존 25% 관세가 적용된 재고가 약 두 달간 판매되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아는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영업이익 감소 요인 가운데 미국 관세 영향만으로 1조 원 이상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센티브 경쟁이 심화되며 비용 부담이 확대된 점도 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기아는 올해에도 관세와 경쟁 심화라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확대를 통해 평균판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지역별 맞춤 전략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판매 335만 대, 매출 122조3000억 원, 영업이익 10조2000억 원, 영업이익률 8.3%를 제시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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