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주력 품목 호조에 힘입어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제품과 전문의약품이 함께 매출 성장과 수익성 방어를 이끌면서 외형과 이익을 모두 키우는 ‘질적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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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제약사들이 주력 품목 호조에 힘입어 실적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JW사옥 전경./사진=JW중외제약 |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 주력 품목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이뤄냈으며, 일부 업체는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GC녹십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본격 성장 궤도에 올랐으며, JW중외제약은 전문의약품(ETC)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의 제약사들도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9913억 원, 영업이익 69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부터 부진했던 4분기에 턴어라운드를 실현하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 중인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성장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알리글로는 미국에서 연간 매출 1500억 원을 상회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와 함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등 고수익성 제품들이 해외에서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JW중외제약은 전문의약품 중심 성장 전략이 본격 성과로 이어졌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매출 7748억 원, 영업이익 936억 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13.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2%대를 유지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전통 제약사 상위권을 지켰다.
다만 이상지질혈증 복합 개량신약 ‘리바로젯’을 포함한 ETC 부문 매출이 6366억 원으로 9% 이상 성장한 반면 일반의약품(OTC)은 4.5%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액제 부문은 23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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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정로 종근당 본사 전경./사진=종근당 |
종근당은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매출액 1조6924억 원, 영업이익 80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수치다.
고덱스·펙수클루·프롤리아 등 도입·전문의약품이 매출 확대를 이끌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종근당은 판관비 및 R&D(연구개발)비용 증가, 직전사업연동 일회성 요인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종근당의 중장기 체력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력 품목의 매출 감소에도 신규 도입 품목이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며 "위고비와 아일리아 등 대형 도입 품목의 매출 확대가 탑라인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기반으로 한 기술수출과 로열티 수익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2조2400억 원, 영업이익 1200억~1300억 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 어썰티오가 판매 중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고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썰티오 실적에 따르면 롤베돈은 지난해 3분기 약 3860만 달러의 분기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미약품의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1조5372억 원, 영업이익 24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12.8%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쌍끌이로 실적 성장세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5799억 원, 영업이익 2003억 원이다.
나보타는 상반기 매출만 1154억 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펙수클루 역시 국내외 처방이 빠르게 늘며 고소익성 ETC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의 알리글로, 종근당의 위고비·펙수클루처럼 각사가 확보한 주력 품목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제품 중심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누가 더 경쟁력 있는 신약·신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전통 제약사 간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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