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인상, DSR 규제 강화…실수요자, 보금자리론 회귀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형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지난해 3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문제로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이 끝내 돌고돌아 보금자리론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4일 주금공 주택금융통계시스템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금공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2조 351억원을 기록해 2024년 동월 1조 2437억원 대비 약 63.6%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월 3조 688억원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형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 판매액이 지난해 3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문제로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이 끝내 돌고돌아 보금자리론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힘입어 2025년 총 판매액은 19조 368억원을 기록해 2024년 6조 5887억원 대비 약 188.9% 폭증했다. 판매액이 1년 새 약 3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보금자리론 월간 판매액은 지난 2023년 12월 1조 7703억원을 기점으로 급감하면서 2024년 10월까지 매월 7000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4년 11월부터 1조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8월까지 매월 1조원대 실적을 거듭 올렸다. 이어 9월에는 2조 174억원을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10월 11월에도 각각 1조 8000억원대의 판매액을 올렸고, 지난해 12월 말 다시금 2조 351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신청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신청할 수 있다. 대출 만기는 최장 50년이며, 대출상환을 체감식·원리금균등·체증식 분할상환 중 고를 수 있다. 

보금자리론의 인기요인으로는 '대출규제 예외'가 크게 작용한다. 정부가 과열된 집값과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6·27규제, 스트레스DSR 3단계 규제, 9·7 대책 등을 연이어 내놓았지만, 서민용 정책모기지라는 특성을 고려해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실제 보금자리론은 지난 6·27 대책에서 정책모기지 중 유일하게 제외됐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70%(생애최초 80%(수도권 70%), 최대 4억 2000만원 한도),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최대 60%까지 적용 받을 수 있다. 실수요자가 민간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는 조건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파격 조건인 셈이다. 

이와 함께 대출금리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3~2024년만 하더라도 고금리 기조에 접어들면서 정책모기지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더욱이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를 택하는 민간 시중은행의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다보니 판매액이 급감한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설정한 만기까지 고정금리를 택해 자금관리 측면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저금리 국면에 접어들며 대출금리가 하락할 때에도 기존 계약조건을 따라야 해 장단이 있다. 더욱이 우대금리 혜택을 잘 누리지 못하는 일반 직장인을 기준으로 만기 30년 이상의 주담대를 받게 되면 4% 초반대의 금리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아야 해 과거보다 금리부담이 크게 작용한다. 

실제 대출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 대출금리(우대금리 포함)는 △2024년 1월~3월 연 3.3~4.5% △4~6월 연 3.15~4.35% △7월~2025년 1월 3.05~4.25% △2025년 2~12월 연 2.75~3.95%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주금공은 본격 금리 정상화(인상)에 나서고 있다. 주금공은 지난달 1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를 0.25%p 인상해 연 2.90~4.10%(아낌e 기준)로 조정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 금리를 0.15%p 추가 인상한 3.05~4.25%(아낌e 기준)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와 지난해 10월부터 국고채 금리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발행금리가 상승한 까닭이다. 

2연속 금리인상에도 불구, 보금자리론은 여전히 시중은행 주담대보다 매력적이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금융채 5년물 기반, 대출기간 30년 기준)는 연 4.34~6.58%에 형성돼 있다. 

금리하단을 기준으로 보면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가 연 4.34~5.75%로 가장 낮은 금리를 자랑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아파트론2(혼합)'이 연 4.436~5.636%, KB국민은행의 'KB 주택담보대출(혼합)'이 연 4.44~5.84%, NH농협은행의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이 연 4.58~6.58%,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이 연 5.23%부터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은행별로 내걸고 있는 종속적인 우대금리 조건(신용카드, 자동이체, 급여이체, 예금실적, 모바일거래 등)을 모두 충족해야 최저 4.3%대의 금리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정책모기지 조건을 충족하는 대출자라면 보금자리론으로 더욱 몰릴 전망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민간 은행권도 만기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출시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민간 은행권이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금자리론처럼 단일 고정금리 형태의 주담대로 오는 하반기께 출시될 것이라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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