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증가에 핵심 소재 공급도 덩달아 증가
두산, 하이엔드 CCL로 기술력 인정…가격도 상승
OCI,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 5개 소재 공급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생산 확대로 인해 소재 공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초 소재와 고부가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두산, OCI 등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반도체 이미지./이미지 생성=뤼튼


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73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특히 4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수출 호조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은 205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2.7%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는 월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 전환이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의 건설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으로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8년까지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스코시스템즈 주최로 열린 ‘AI 서밋’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2028년까지는 메모리 부족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들었다”며 "메모리 품귀 현상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도체 품귀 현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43조6000억 원을 올려 전년 대비 33% 증가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47조2063억 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어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3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OCI, 반도체 호황에 판매 확대·수익성 개선 기대

반도체 기업들이 호황을 맞으면서 관련 수혜가 소재 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두산과 OCI가 거론된다. 

먼저 두산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CCL(동박적층판)을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CCL은 반도체 웨이퍼와 메인보드를 전기적으로 접속시키는 PCB(인쇄회로기판) 기판에 들어가는 소재로, 메모리 반도체용과 비메모리 반도체용 모두 활용된다. 특히 엔비디아, 아마존에 CCL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하이엔드 CCL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CCL 역시 공급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격 상승까지 나타나고 있어 두산의 전자BG 부문 매출은 물론 수익 확대까지 예상된다. 

향후 SK실트론 인수까지 마무리될 경우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데, 두산이 이를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소재부터 웨이퍼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호황기에 시기적절한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OCI 역시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 인산, 과산화수소, 전구체, 흄드실리카까지 5개의 소재를 공급하고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에는 고순도 폴리실리콘이 들어가는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OCI가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OCI를 비롯해 독일, 미국 기업 등 소수에 불과해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고순도 인산 분야에서도 국내 1위 공급업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확대에 따라 관련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도체 웨이퍼 평탄화 공정에 사용되는 흄드실리카 역시 국내에서 OCI가 유일하게 제조하고 있다. 

OCI는 지난해 적자에 시달렸으나 올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53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장벽이 높은 소재에 대해서는 소수 기업 중심의 공급 구조가 형성돼 있어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실적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도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재 기업들도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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