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百, 주요 점포 외국인 매출 비중 두자릿수…성장세도 가팔라
멤버십 혜택 및 편의 서비스, 틈새 관광과 차별화 콘텐츠 등 유치 경쟁
쇼핑 공간 넘어 관광 랜드마크로…“한국 트렌드·문화 압축적으로 경험”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주류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주요 백화점들의 모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인 대상 멤버십 혜택부터 틈새 관광 프로그램까지 제각각 차별화 요소를 강화하며 ‘한국 방문 필수 목적지’로서 입지를 다투는 모습이다. 

   
▲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외국인 환승객들이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한식 쿠킹 클래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4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춘절을 맞아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객 유치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위해 중국 3대 메이저 간편결제 서비스인 유니온페이, 위챗페이, 알리페이와 협업을 강화하고, 외국인 고객 대상 결제 프로모션과 쇼핑 혜택을 다각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고객 전용 멤버십 혜택도 한층 강화한다. 택스리펀드 데스크 내 무인 키오스크를 확대해 환급 절차 대기 시간을 줄이고, 쇼핑 동선 전반에서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라운지 신설도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등 고액 구매 고객을 포함한 외국인 고객 체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전용 멤버십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선보였다.명동 본점 방문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전용 멤버십으로, 롯데 계열사 쇼핑 혜택과 교통카드 기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세븐일레븐·롯데마트 등 주요 계열사 할인 혜택과 함께, 국내 주요 관광 명소를 담은 카드 디자인이 ‘K-굿즈’로 입소문을 타며 현재까지 발급 건수 2만5000건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의 ‘K-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2년 국내 최대 규모 K-뷰티관 조성, 2023년 K-패션 브랜드 유치에 이어 지난해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선보였다. 특히 키네틱 그라운드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이 약 70%로, 명동 상권 내 플래그십 스토어가 없는 브랜드를 유치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이끄는 핵심 유인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승 시간 안에 쇼핑과 미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환승 외국인의 틈새 수요까지 공략 대상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더현대 서울에서 약 4시간을 머문 뒤 공항으로 돌아가는 코스로, 단순 쇼핑 외에 한식 쿠킹 클래스 체험 등이 더해진 구성이다. 운영 첫주인 지난 22~24일 선착순 모집이 사전 예약 단계에서 모두 조기 마감되는 등, 초기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고 있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이처럼 주요 백화점들이 앞다퉈 외국인 모객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외국인 매출이 내수 부진 여파를 상쇄할 수 있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증가했다. 전년 대비 외국인 고객 매출 신장률은 40%로 성장세도 가파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연 매출 2조 원을 웃도는 대형 점포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신세계백화점 주요 점포 외국인 매출은 한층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82.3%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핵심 점포인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도 52.3% 늘었다. 전체 매출 중 외국인 비중도 각각 18.5%, 17.7%로 20%대를 넘보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 등으로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구매력 높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실적 방어의 돌파구가 된 모습이다.

과거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중심이었던 외국인 고객층이 다양한 국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2020년 7% 수준이었던 미국·유럽 국적 고객 비중은 지난해 14%로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동남아 고객 비중도 5.5%에서 15%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힘입어 미국,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국적 관광객이 증가한 수혜를 백화점 업계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관광 랜드마크’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최신 트렌드와 음식·문화 등을 압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관광 트렌드가 방문국 주요 랜드마크 등을 빠르게 경험하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정된 시간을 공략하기 위한 백화점 간 콘텐츠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라운지, AI 통역 서비스 등 인프라와 서비스 강화에 더해,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통해 외국인 고객 유입을 견인한다는 전략”이라며 “외국인 고객 쇼핑 경험 전반을 더욱 고도화해, 단기 프로모션을 넘어 ‘한국 방문 시 꼭 찾는 쇼핑 목적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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