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올해부터 시행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로 쓰레기 처리 문제가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지며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는 소각 시설의 신속한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지만, 시민사회는 단순 소각 중심 행정에서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세밀한 자원순환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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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소재 수도권매립지에서 생활폐기물들이 매립되고 있다./사진=유태경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공공소각시설 설치 기간을 기존 12년에서 8년 6개월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입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통상 12년이 소요되지만, 동일 부지 내 증설사업 시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본·시설 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를 병행해 행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전면 시행되는 2030년까지 수도권 3개 시도와 협력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8% 이상 감축하고, 종량제 봉투 전처리시설을 의무화해 소각 총량을 근본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처리시설은 재활용 가능 자원을 35%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공공이 처리해야 할 부분은 공공이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2030년 전국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정부가 속도전을 선언한 반면, 같은 날 열린 '종량제 30주년 포럼'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책의 질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앞서 다섯 차례 포럼을 통해 도출된 6대 정책 분야의 품목별 실행 전략이 담긴 13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감량 정책에서는 종량제 봉투 구성을 분석해 우선 감축 품목을 설정하는 '타깃 중심 접근'이 강조됐다. 재활용 분야에서는 유럽·일본처럼 기저귀 재활용 공공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으며, 음식물 폐기물과 관련해서는 불법 디스포저(분쇄기) 단속을 넘어선 구조적 판매 규제와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수리권 보장을 위해 기업 책임 강화와 공공 수리 인프라 구축을 요구하고, 다회용기 확산을 위해 공공 세척장 건립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자폐기물의 경우 부서별로 분산된 업무 구조가 협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합 관리할 전담 TF 구성과 재사용 거점 마련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장례식장 다회용기 확산을 위한 사례 활용 △재활용 선별장 노동 실태 개선 △공공 음수대 설치 과제 △국회 차원 일회용품 규제 강화 입법 요구 △폐기물 확대와 NDC 탄소 감축 충돌 문제 등 다양한 현장 과제와 구조적 쟁점 또한 제기됐다.
결국 정부의 '생활폐기물 8% 감축' 약속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가 담긴 세부 정책들이 실질적인 행정으로 구현돼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소각 시설 확충이 자칫 자원순환을 위한 노력을 저해하고 소각 의존 구조로 고착될 수 있기에 정책 전반에 걸친 정교한 설계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미호 녹색서울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다섯 차례 포럼을 통해 분절된 폐기물 관리 체계를 전주기 자원순환 정책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명확한 기준과 안전한 시스템 속에서 시민과 행정이 함께 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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