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합당 논의 중단 후 지방선거 이후 통합 구상
박수현 “현 단계에서 선거연대 논의하기는 일러”
민주당 내에서도 연대 필요성 엇갈려
조국 “민주당에 시혜 베풀어 달라고 할 생각 없어”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당내 반발 속에 중단되면서 양당이 ‘통합추진준비위원회’를 통한 지방선거 이후 통합 구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선거연대 범위·방식, 통합 시점 등을 둘러싼 이견에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청래 당대표가 지난달 22일 제안했던 ‘지방선거 전 합당’을 철회하고 조국혁신당과 통합추진위 구성을 통해 선거 이후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0일 열린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방선거 전 추진은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같은 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큰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던 도중 시계를 보고 있다. 2026.2.13./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그러면서 “지방선거 이후 추진위를 중심으로 통합을 추진하자”며 합당 논의 중단을 선언했다.

조국혁신당은 다음 날인 11일 민주당 제안을 수용하며 통합추진위 구성에 동의했다. 양당 모두 통합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지만, 지방선거 연대 방식과 수준을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하다.

조국혁신당은 공동선대위원회 구성, 후보 단일화, 공약 조율 등 구체적 선거연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선거연대를 전제로 한 개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합당과 달리 선거연대는 지역·선거별 후보 조정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의 통합추진위 발표에서 ‘선거’를 제외한 것은 현 단계에서 선거연대를 논의하기 이르다는 판단”이라며 “필요하다면 연대와 통합의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선거연대 필요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준호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선거 전략상 연대할 지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통합추진위 구성은 사실상 양당 합당의 시동인데 자칫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조국 대표와 서왕진 원내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13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2026.2.13./사진=연합뉴스

반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구체적 선거연대를 요구하며 압박하는 동시에 독자 전략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조국 대표는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출마하는 데 있어 민주당에게 ‘저를 위해 시혜를 베풀어 달라, 은전을 베풀어 달라’ 할 생각은 없다”며 “단일화가 안 된다면 3자 경선에 뛰어들어 자력으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춘생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이 말한 연대가 지방선거 연대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민주당 귀책사유로 재선거가 이뤄지는 전북 군산과 경기 평택시을엔 민주당이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 관계가 합당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밀약설’과 공개 설전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인 만큼 당장 지방선거에서 실질적 연대가 성사되기보다는 지방선거 이후 8월 전당대회를 통합 전당대회로 치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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