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쇼핑 분야 AI(인공지능) 에이전트 고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커머스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용자의 취향을 이해해 상품 탐색부터 비교, 추천, 결제까지 수행하는 이른바 ‘쇼핑 AI 에이전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포털 기반 커머스 시장의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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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AI 이미지 |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쇼핑 특화 에이전트 서비스를 내부 테스트 중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 'AI 탭' 정식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취향을 이해하고 가격, 리뷰, 배송 속도, 재고 여부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역시 메신저 기반 AI 에이전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쇼핑 기능을 결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대화창 내 AI를 통해 상품 추천부터 탐색, 예약까지 수행하도록 기능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일상 대화 속에서 소비 행위를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검색에서 '수행'으로… 에이전틱 커머스 부상
양사가 준비 중인 쇼핑 AI 에이전트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스스로 설계·수행하는 '초개인화'가 특징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다음 달 여행에 필요한 캠핑 장비를 예산 50만 원 안에서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카테고리별 우선순위를 나누고 가격 비교와 리뷰 분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압축하는 식이다. 향후에는 할인 쿠폰 자동 적용, 멤버십 혜택 반영, 결제 수단 선택까지 일괄 처리하는 '원스톱 구매'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기존 키워드 검색 기반 쇼핑과는 결이 다르다. 검색창에 조건을 일일이 입력하고 수십 개의 상품을 비교해야 했던 과정을 AI가 대체함으로써, 이용자는 결정에만 집중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검색 중심 커머스에서 목적 달성형 커머스로의 전환"이라고 평가한다.
◆ 락인 효과 극대화… 플랫폼 생태계 재편 신호탄
AI 에이전트 도입은 단순 기능 확장을 넘어, 이용자의 쇼핑 경험과 플랫폼 경쟁 구도를 동시에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추천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이용자는 해당 플랫폼에 자신의 소비 데이터를 축적하게 되고, 이는 다시 추천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한 번 학습된 취향과 구매 패턴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락인 효과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플랫폼 전반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광고와 커머스 매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존재한다. 추천 알고리즘의 공정성, 특정 판매자 편중 노출 가능성, 개인정보 활용 범위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 AI가 사실상 '디지털 쇼핑 비서' 역할을 맡게 되는 만큼 신뢰도 확보가 서비스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쇼핑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지배력 경쟁의 연장선"이라며 "누가 더 빠르게 이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행까지 매끄럽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향후 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천 알고리즘의 공정성 등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이용자 신뢰와 플랫폼 신뢰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과제인 만큼, 투명한 운영과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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