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23일 저축은행업계와 첫 상견례…"역할·정체성 정립"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 자본규제 은행 수준 고도화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앞으로 저축은행들은 중견기업에도 대출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 지방 경제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도록 예대율 제도도 개선되며 은행 수준으로 성장한 대형사는 그에 걸맞는 자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안이 담긴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업계(저축은행중앙회장, 12개 저축은행 대표), 유관기관(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전문가(금융연구원 박준태 박사)와 함께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이 위원장은 “저축은행이 단기 수익에 몰두하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실물경제와 지역사회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거점지역 단위에서 전국단위까지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과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정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저축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부동산·담보 위주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이나 소상공인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보다 균형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행위와 관련된 규제도 대폭 정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유가증권 운용 규제를 합리화해 혁신·성장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력을 확대하고 △주된 기업대출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또 △온투업 연계투자 허용, 사잇돌대출 상품 분리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추진해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여신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예대율 산정체계 개편을 통해 비수도권 여신을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업행위 규제 또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형 저축은행에는 독자적인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 취급 등 새로운 영업 기회를 부여하고, 자본력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갖춘 △자산 1조원 이상 중·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한편, 다른 업권과의 정합성을 높이며 신규 업무를 보다 유연하게 허용할 수 있도록 △업무-부대업무 체계를 ‘고유-겸영-부수업무 체계’로 개편하고 △방송광고 규제를 환경 변화에 맞게 개선한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 전환과 영업행위 규제 합리화를 위해서는 건전한 경영 기반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규모와 역할에 부합하도록 건전성·지배구조 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본규제를 은행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FLC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도입해 미래상환능력에 따라 충당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자산 1조원 이하 소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양호한 건전성을 전제로 외부감사인 수검 주기를 현실화한다. 은행 수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건전하고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자산규모별 소유규제를 도입하는 한편 대주주 정기 적격성 심사를 합리화해 공공성과 책임에 부합하는 소유·지배구조를 확립한다.

아울러 규모와 무관하게 위기 발생 이전 단계에서도 선제적인 자본확충 및 배당 제한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예수금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유동성비율 산정방식 합리화 등 유동성 관리체계를 고도화해 리스크 관리 기반을 강화한다. 또한 저축은행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통해 업권 차원의 부실채권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담보 회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비업무용 부동산의 관리·처분 기준도 마련한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업계(저축은행중앙회장, 12개 저축은행 대표), 유관기관(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전문가(금융연구원 박준태 박사)와 함께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의적절한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으며, 이번 조치들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안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력하고 회원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안을 계기로 서민과 기업이 의지할 수 있는 제도권 금융의 보루로서 포용적 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생산적 금융의 역할에도 적극 부응해 지역 실물경제의 금융 실핏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올해 종료 예정인 예보 특별계정 운영 기한 연장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회의에 참석한 12개사 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 규모별로 맞춤형 관리체계를 마련해 건전한 성장경로를 제시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대형사는 규모에 맞는 건전성·지배구조 관리체계의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고, 영업행위 규제 합리화 조치에 따라 더욱 적극적으로 포용적 금융과 생산적 금융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가능하며,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방 중소형사의 경우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역 내 서민과 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강화해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건실한 지역 금융기관으로 성장·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