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두고 집안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에도 당내 절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날개 없는 추락 중이다.
국민의힘은 23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부딪혔다. 이번 의총은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에 대해 "계엄이 곧 내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처음으로 열렸다.
당내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내란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 우리가 윤 전 대통령의 순장조인가"라며 "장 대표는 당을 이끌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거취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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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2.23./사진=연합뉴스 |
이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당명 개정 관련 보고와 함께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를 둘러싼 지역 의원들의 논의가 장시간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논의가 우선순위에서 밀리자 "의미 없는 얘기 뿐"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조은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어게인'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말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배현진 의원은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대폭락한 것으로 아는데 이런 한가한 얘기만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당권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장동혁 지도부를 흔들면 안된다며 '단일대오'로 뭉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엄호에 나섰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삼권분립 체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보다는 대여 투쟁을 더 강고하게 하는 것이 낫다"며 "'절윤' 논란도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프레임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국민과 역사 앞에 속죄하고, 12·3 계엄, 내란, 탄핵 프레임에서 빨리 벗어나서 선거체제로 가자는 당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지도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 대표는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는 지방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응답이 우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반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가 의총에서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줬다고 한다. 그 하나로 지금 우리 당이 왜 이모양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수치"라며 "그 여론조사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의원들 모두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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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2.23./사진=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 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20일(2월 3주 차)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포인트 내린 32.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8%p 상승해 48.6%였다. 이로써 양당 간 격차는 16%p로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조차 47.4%로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외 부산·울산·경남 39.0%, 인천·경기 32.9%였다.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의 경우 전주보다 7.3%p 급락한 30.9%를 보였다. 이어 대전·세종·충청 27.9%, 광주·전라 13.9% 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9~20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자동 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2%,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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