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확대·공급 구조 재편 흐름 속 관료 출신 회장 선임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부영그룹이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인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며 경영 체제에 변화를 줬다. 자산 기반의 내실 경영을 이어온 그룹이 정책 이해도를 갖춘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공공주택 확대와 공급 구조 재편 흐름에 맞춘 대응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 이용섭 회장과 부영그룹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조태민 기자

3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이용섭 전 장관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고 그룹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이 신임 회장은 14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관세청장과 국세청장을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선 7기 광주광역시장으로 재직하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는 등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체계를 정비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 직접 시행을 확대하고 주거 안정을 정책 기조로 강조하는 상황에서, 건설·디벨로퍼 기업의 정책 이해도와 행정 대응력은 사업 전개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주도 공급 확대, 임대주택 정책 변화, 세제 및 금융 규제 조정 등은 기업 경영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부영그룹의 사업 구조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보탠다. 부영은 전국 단위 임대주택과 공공택지 자산을 기반으로 한 디벨로퍼형 사업 모델을 유지해 왔다. 일반 시공 중심 건설사처럼 수주 잔고 확대에 무게를 두기보다, 보유 토지와 임대 운영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토대로 사업을 전개해 온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택지를 선매입해 장기적으로 개발하거나 임대주택으로 운용하는 방식이 그룹의 기본 축이다.

최근 건설업황은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국면이다. 분양 일정 지연과 자금 조달 부담이 이어지면서 재무 체력에 따른 기업 간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자산 기반 사업 모델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분류된다. 임대 포트폴리오를 통해 일정 수준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부영은 전국 주요 거점에 임대주택을 공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축적된 자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공공택지 중심의 사업 전개는 토지 확보 단계에서부터 사업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해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분양과 임대를 병행하는 방식은 경기 사이클에 따른 충격을 분산하는 장치로 작용해 왔다.

특히 이용섭 회장이 과거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내며 주택·토지 정책을 직접 다뤘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세제와 재정, 행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인사라는 점에서 정책 변화에 따른 사업 환경 조정 과정에서 역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과의 공동 경영 체제도 주목된다. 이중근 회장이 자산 축적과 임대 중심 사업 모델을 통해 내실을 다져왔다면, 이용섭 회장은 정책과 제도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자산 기반의 안정성 위에 정책 대응 체계를 더하는 구도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용섭 회장은 부동산·건설 정책은 물론 행정·경제 전반에 걸친 깊은 식견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라며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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