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과 성수 재개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압구정은 브랜드와 설계를 앞세운 대형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는 반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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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 조감도./사진=서울시 |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특별시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이 불거진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에 대한 실태 점검을 마쳤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절차의 적법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으며, 이번 주 내 점검 결과를 조합과 관할 구청에 통보할 방침이다. 관할 구청인 성동구는 서울시의 점검 결과에 따라 후속 행정 조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1조3628억 원에 달한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맞대결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잇단 갈등이 발생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했다. 그러나 조합은 대우건설이 흙막이·전기·통신·구조·조경·소방·기계·부대토목 등 일부 세부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공고했다.
대우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입찰 지침과 입찰 참여 안내서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내역서 첨부)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후 공정성 등 공방이 이어지자 조합은 불과 몇 시간 뒤 재입찰 공고마저 취소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한층 복합적이다. 해당 구역은 1~4지구로 나뉘어 총 9000여 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는 대형 재개발 프로젝트다. 서울숲과 한강을 접한 입지, 강북권에서 희소성이 높은 초고층 스카이라인 조성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미래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곳곳에서 변수가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 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조합과 비대위 간 대립 등으로 표류 위기를 겪었던 1지구는 한때 현대건설과 GS건설의 2파전이 점쳐지며 경쟁 구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GS건설이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조합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거쳐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전망이다.
2지구 역시 지난해 무응찰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은 이후 당초 로드맵 대비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2지구는 당시 유일한 후보로 거론됐던 DL이앤씨마저 입찰 참여를 포기하면서 경쟁 구도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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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구정아파트 지구 전체 조감도./사진=서울시 |
◆압구정 3·4·5구역, 5월 시공사 선정 채비…대형사 '군침'
반면 압구정 일대 재건축은 성수와 대조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6개 구역, 약 1만여 가구 규모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강남권 최대어로 꼽히는 메가 프로젝트다. 2구역은 지난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3·4·5구역은 오는 5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일정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에서 건축설계사무소 람사(RAMSA) 등 글로벌 협업 계획을 발표, 공식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3구역은 약 5000가구 안팎으로 계획된 대단지로, 압구정 재건축 가운데서도 상징성이 크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설계와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을 앞세워 '프리미엄 랜드마크' 구현을 강조하고 있다.
4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전면에 내세워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4구역은 약 1600여 가구 규모로, 삼성물산은 세계적 건축 거장인 노만 포스터가 이끄는 영국의 글로벌 유명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협업한다. 단지의 고급화를 넘어 도시 구조와 환경·기술 등을 통합하는 글로벌 수준의 프리미엄 디자인 전략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5구역은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의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DL이앤씨는 5구역 '올인 전략', 현대건설은 '브랜드 타운' 조성 전략으로 조합원 표심을 공략 중이다. 압구정이라는 상징성과 브랜드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번 5구역 수주전은 향후 강남권 프리미엄 주거시장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강변이라는 상징성과 미래 가치 측면에서 압구정과 성수 모두 매력적인 사업지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최근 환경과 리스크 관리 이슈 등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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